지난해 늘어난 비정규직의 95%가 여성이고, 30대 이하에서는 비정규직이 감소해 여성과 고령자가 비정규직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10일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분석한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를 통해 본 2013년 비정규직 노동시장의 특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594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5,000명 증가했는데 이 중 약 95%인 3만3,000명이 여성이다. 반면 남성 비정규직은 약 1,000여명 느는 데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과 비교하면 여성 비정규직 증가는 더욱 뚜렷하다. 남성 비정규직은 290만7,000명(2007년)에서 지난해 275만8,000명으로 14만9,000명 줄어든 반면 여성은 279만6,000명(2007년)에서 지난해 318만7,000명으로 39만1,000명이나 늘었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 격차도 확대됐다. 지난해 여성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40.6%로 남성(26.5%)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2004~2007년만 해도 남녀 비정규직 비중 격차는 약 10%포인트에 불과했으나 금융위기 이후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또 고령자 중심으로 비정규직이 늘고 있다. 지난해 25~39세 젊은 층에서는 남녀 각각 비정규직 규모가 전년보다 5만1,000명, 1만9,000명 감소했다. 반면 50대 이상은 남성이 4만명, 여성이 8만5,000명이나 늘었다. 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과거에는 비정규직 증가와 여성화가 추세였다면, 최근에는 여성 고령자 중심으로 비정규직이 늘고 남녀 모두 젊은 층에서 비정규직이 감소하는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그러나 사내하청이나 일부 용역 등은 비정규직 통계에 잡히지 않아 비정규직에서 줄어든 젊은 층이 모두 정규직이 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난해 비정규직의 월 평균 임금은 142만8,000원으로 정규직(254만6,000원)의 56.1%였다. 2012년(56.6%)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63.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정규직은 전년 대비 임금이 3.5% 증가한 데 비해 비정규직 증가율은 2.5%에 그쳤다. 비정규직 중 파견근로자(-7.5%)와 특수고용노동자(-0.7%)는 되레 임금이 감소했다. 특히 정부가 대대적으로 확대하려는 시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대비 시간당 임금은 2003년 85.1%에서 지난해 55.5%로 3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는 등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가 매우 컸다.
정성미 책임연구원은 "정규직과의 임금격차가 더 커지고 사회보험 가입률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비정규직 근로조건이 평균적으로 하락했다"며 "단, 임금 격차 확대가 차별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젊은 층의 비중 감소와 여성 및 고령층의 비중 증가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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