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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여고 결국 철회… 디지텍고는 "복수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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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여고 결국 철회… 디지텍고는 "복수 채택"

입력
2014.01.0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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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고교 중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는 현재까지 없으나 48곳은 교과서 선정 절차인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를 아직 열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학사 교과서의 부실을 고쳐주려는 교육부의 잇단 조치가 결국 일선 고교의 교과서 선정에 파행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 14명이 전국 시ㆍ도 교육청으로부터 한국사 교과서 채택 현황을 제출 받아 분석한 결과, 올해 고1 과정에 한국사를 가르치는 학교 1,794곳 중 48곳이 아직도 교과서 선정을 마치지 못했다.

정상적인 절차대로라면 지난해 9월 일선 학교에 교과서 전시본이 배포돼 2학기 중 선정이 완료됐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8월 30일 검정합격으로 교학사 교과서가 공개되자 역사왜곡과 사실오류 사례가 수없이 발견됐고 교육부가 잇단 '봐주기 대처'를 하면서 학교 현장에 혼란으로 이어졌다. 교학사만이 아닌 무더기 수정권고, 수정명령이 이어지면서 최종 승인은 지난해 12월 10일에야 났다.

경기의 한 고교에서 역사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는 "예년 같으면 교과협의회 교사들이 2주 동안 출판사별로 교과서를 분석했지만, 이번엔 지난해 12월 18일에야 교과서가 도착해 비교 분석할 시간이 이틀뿐이었다"며 "그나마 우리학교는 형편이 나았던 편"이라고 토로했다.

교육부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가 철회한 학교들에 이례적인 특별조사까지 한 이유가 아직 최종 선정을 마치지 않은 학교들에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에둘러 유도하려는 의도라는 시각도 있다. 하병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교육부가 교학사를 봐주려 시간 끌기를 한 결과 일선 학교에는 혼란과 부담을 가중시켰다"며 "아직 교과서를 선정하지 않은 학교에는 외부 압력을 막아주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앞으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가 늘어날 가능성이 없지 않은 이유다.

교학사 교과서를 보조교재로 쓰겠다는 학교도 나왔다. 사립인 서울 디지텍고는 교과협의회와 학운위를 거쳐 이미 비상교육 교과서를 채택했지만 이날 학교장이 뒤늦게 교학사 교과서를 학교가 일정 물량 사들여 수업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곽일천 교장은 "교학사 측에 친일 미화 등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오류 20곳에 대해 추가 수정을 요청했고 교육부 승인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오면 채택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교과서를 일부 구입해 학교에 비치하고 참고자료로 쓰겠다는 것이므로 교과서 복수 채택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던 신설학교인 파주의 한민고와 경북의 청송여고는 채택을 철회했다. 한민고 관계자는 "지난 1일 역사과목 교사를 채용했기 때문에 새롭게 교과협의회, 학운위를 열어 교과서 선정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운위를 거치지 않고 교과서를 선정하는 등 절차상 하자가 드러난 청송여고도 이날 학부모간담회와 학운위를 열어 교학사 채택을 철회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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