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업계의 여제'로 불리는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가 또 하나의 승부수를 던졌다. 잘 나가던 구글 부사장에서 침몰하는 난파선 야후의 여선장에 취임, 회생의 마법을 선보인 그가 이번엔 '포털을 넘는 미디어'라는 카드를 뽑아 들었다.
메이어 CEO는 7일(현지시간)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가전박람회(CES) 2014 기조연설을 통해 "정보 홍수 시대에 소비자는 원하는 정보를 얻기 어렵다. 우리는 복잡한 것을 단순하고 분명한 것으로 바꿀 것이며 그 중심에 모바일과 미디어가 있다" 고 밝혔다.
그는 기술과 음식을 주제로 한 온라인 잡지 '야후 테크'와 '야후 푸드' 창간계획을 전했다. 메이어 CEO는 "검색과 통신, 미디어, 동영상을 망라해 야후의 핵심 사업 부문을 어떻게 처리할 지 고민할 때 잡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신 기술을 다룰 야후테크에는 뉴욕타임스에서 야후 부사장으로 옮긴 인기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포그가 참여한다. 또 지난해 3월 영국 10대 소년 닉 댈로이시오로부터 3,000만 달러에 사들인 '섬리'를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매일 오전, 오후 뉴스를 2번 요약 정리해주는 애플리케이션 '야후 뉴스 다이제스트'도 선보인다.
업계에선 야후가 포털에서 미디어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포털은 단순히 이용자들이 단어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정보를 뽑아주는 것에 그친다"며 "야후가 미디어를 강화하는 건 직접 정보를 추려내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메이어 CEO는 2012년7월 임신한 몸으로 '야후 구하기'에 합류했다. 당시 야후는 구글에 참패, 원조 검색엔진의 명성조차 무색할 만큼 존폐기로에 몰린 상황이었다. 메이어 CEO는 한편으론 가혹할 만큼의 구조조정을 전개했고, 다른 한편으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확립을 위해 공격적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지금까지 사들인 기업만 20개가 넘는다.
결과는 일단 성공. 야후는 지난해 7월 방문자 수에서 구글을 따라 잡았고, 지난 한 해 월 평균 8억 명이 이용하며 창사 이래 최대기록을 세웠다. 주가도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순익은 부진해 '실속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메이어CEO는 이번 미디어 비즈니스모델 제시와 함께 광고플랫폼 개혁에도 착수했다.
메이어는 또 홈 화면 앱 개발기업 '애비에이트' 인수계획도 공식적으로 밝혔다. 애비에이트는 사용자의 앱 사용 패턴을 분석한 뒤 사용 빈도, 필요성 등을 기준으로 앱을 재정렬 해준다. 아침에는 일정 관련 앱을, 운전 중에는 교통 관련 앱을 홈 화면에 띄우는 식이다.
라스베이거스=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