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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내가 주인공… 말띠들의 새해 포부] 박보현 대구시 수습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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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내가 주인공… 말띠들의 새해 포부] 박보현 대구시 수습사무관

입력
2014.01.0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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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월20일생이면 아직 22세다. 10여일이 지나도 23세다. 그런 그가 어떻게 말띠일까.

대구시 수습사무관 박보현씨를 만나기 전 머리 속을 맴돌던 의문은 네이버 지식검색 클릭 한 번에 풀렸다. '음력'과 '입춘' 등 기준 시점에 대한 논란은 있었지만 그는 어디를 기준해도 어김없이 말띠 청년이었다.

20대 초반에 엘리트코스인 행정고시에 합격한 박씨는 대구에서 수습사무관을 하는 속칭 잘 나가는 젊은이다. KAIST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공익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사기업 보다는 공직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전혀 생소한 행정학과 경제학 등을 2년간 판 끝에 지난해 4월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고용노동부에 배치된 박씨는 지난해 11월 난생 처음 대구땅을 밟았다.

동료 수습사무관 11명과 함께 대구시에 배치받은 박씨는 고용노동부 출신답게 고용노동과로 직행했다. 그가 하는 일은 청년일자리 수급 불일치 연구다. 지난해 12월20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취업 공개오디션-슈퍼스타기업 D' 행사와 대학 취업지원센터를 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데 귀를 세우고 있다. "어떤 중소기업이 좋은 지 판단하기 힘들다"는 예비취업자의 푸념은 그가 평생 풀어야할 숙제인 지도 모른다.

"지방행정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 알기 위해서라도 공무원과 청년구직자, 기업가, 상인 등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싶다"는 그는 "중앙과 지방 간 균형잡힌 사고의 틀을 갖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6일 18주기를 맞은 대구 출신 가수 김광석을 테마로 중구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도 연구 중이다. 여기다 수습사무관 공통과제인 '메디시티 대구 홍보방안 연구'에도 열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첨단의료복합단지 건설현장에서 한 관리자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힘써달라"고 한 당부는 아직도 그의 귓가에 맴돌고 있다.

사회초년병이지만 수습사무관이라는 무거운 직함을 달고 다녀보니 어깨가 여간 무거운 것이 아니다. "행시 공부할 때는 잘 몰랐지만 공직에 대한 책임감이 엄청 느껴진다"는 그는 "주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들 수습사무관들은 대구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그들 만의 공간도 마련했다. 블로그 '다채움'에서 '두근두근대구'를 클릭하면 박씨 등이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와 대구문화예술회관, 봉산 문화거리 등을 탐방한 사진과 소감 등을 만날 수 있다.

틈나면 봉사활동도 다닌다. 지난해 11월말 동대구역 무료급식센터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로부터 받은 칭찬은 생각하면 할수록 뿌듯하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처럼 그는 10일 보광직물 방문을 시작으로 지역 중소기업 3곳과 전통시장 2곳, 박람회장 2곳 등 현장을 누빈다. 이 모든 흔적은 매주 한번 '수습일지'로 저장되며, 먼 훗날 대한민국 고용노동의 틀을 짤 때 필독서가 될 것이다.

박보현 수습사무관은 "우리 사회에는 양극화와 저출산, 고령화 등 과제가 쌓여있는 것 같다"며 "말띠가 승부근성이 있는 만큼 사회의 고민들이 해결될 때까지 말처럼 뛰겠다"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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