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연주단체들이 말러의 교향곡을 잇따라 연주한다. 후기 낭만주의와 근대 과도기의 작곡가 말러(1869~1911)는 인간의 고통과 기쁨, 구원 등을 이야기하며 뜨거운 감성을 자극하는 곡을 썼다. '말러리안'이라 불리는 충성도 높은 애호가 층이 따로 있을 정도다. 하지만 대편성인데다 세부적으로 복잡한 그의 곡은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수준 높은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에 흔하게 연주되지는 않는다.
지난해 교향곡 9번 연주와 실황 녹음을 하는 등 말러 연주회를 통해 꾸준히 성숙도를 인정 받아 온 서울시향이 23일 말러 교향곡 10번을 연주한다. 1악장만 관현악 총보가 남아 있고 나머지 악장은 스케치만 전해지는 교향곡 10번은 영국의 음악학자 데릭 쿡을 비롯해 조 휠러, 클린턴 카펜터, 레모 마제티 주니어, 루돌프 바르샤이 등이 4개 악장의 보필본을 각각 완성했다.
서울시향은 이 중 데릭 쿡의 연주회용 버전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휴스턴 심포니 음악감독 한스 그라프(65)가 지휘를 맡는다. 서울시향의 악장인 스베틀린 루세브의 협연으로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이날 함께 들을 수 있다. 1588-1210
KBS교향악단은 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정기 연주회에서 요엘 레비의 지휘로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연주한다. 말러가 20대에 작곡한 교향곡 1번에서는 그의 젊은 시절을 보여주듯 화려하고 서정적인 표현과 강렬한 정열이 함께 묻어난다. 말러의 교향곡 중 대중의 사랑을 특히 많이 받는 곡이다.
올해부터 KBS교향악단을 이끌고 있는 음악감독 요엘 레비는 '말러 스페셜리스트'로 알려져 있다. 레비는 "작곡가 중 말러를 가장 좋아한다"며 "강력하고 보편적인 주제를 지닌 1번 교향곡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도 함께 연주된다. 지난해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에서 1위 없는 공동 2위에 오른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텔 리가 협연한다. (02)6099-7400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도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신년 음악회를 겸해 열리는 190회 정기연주회에서 말러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박종화가 협연자로 나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함께 들려 준다. (02)523-6258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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