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H&M, 갭 등 유명 의류업체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의류 노동자들에게 총격을 가한 캄보디아 정부를 향해 우려의 뜻을 전했다. 캄보디아와 방글라데시 등은 전 세계 의류 브랜드 회사로부터 하청을 받아 옷을 제작하는 글로벌 생산기지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자라의 모기업인 인디텍스를 비롯해 아디다스, H&M, 갭 등 7개 유명 의류업체는 “캄보디아의 광범위한 시민 소요와 정부의 무력 대응을 매우 걱정하며 지켜보고 있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캄보디아 정부에 보냈다. 이들 업체는 정부와 시위대 모두에게 폭력을 거부하라고 촉구하면서 “향후 평화적인 임금 협상의 기반이 되는 정기적 임금 검토 체계를 갖추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루퍼트 콜빌 대변인도 “캄보디아의 상황을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으며 시위에 대한 경찰의 무력 사용에 매우 놀랐다”며 캄보디아 정부의 자제를 촉구했다.
캄보디아 의류산업 노동자들은 현행 월 80달러의 최저임금을 160달러까지 올려달라며 지난달부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거부하자 부정의혹이 있는 지난해 7월 총선 재실시 및 훈센 캄보디아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야당 시위대에 합류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시위가 과격양상을 띠자 지난 3일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4명을 숨지게 한 데 이어, 다음날에도 쇠 파이프를 든 사복경찰을 동원해 반정부 집회를 열던 1,000명을 강제 해산시켰다.
한편 현지 언론은 캄보디아봉제업협회(GMAC)를 인용해 최근의 근로자 파업시위로 2억달러 이상의 피해가 났으며, 올해 국제 바이어들의 주문 역시 20~30%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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