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洪)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홍명보(45) 축구대표팀 감독이 태극마크를 반납한 '산소탱크' 박지성(33ㆍ에인트호벤)의 복귀를 추진한다.
홍 감독은 8일 "박지성이 언론을 통해 대표팀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직접 듣지는 못했다"면서 "박지성을 직접 만나서 대표팀 복귀 의사를 타진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박지성을 만날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 1∼2월에는 전지훈련 때문에 시간이 없는 만큼 적당한 시점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그 동안 박지성의 대표팀 복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대표팀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수 차례 박지성의 복귀 질문을 받았지만 그는 "박지성의 복귀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런던올림픽에서 후배들을 이끌었던 박주영(29ㆍ아스널)이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에도 합류한다는 전제가 깔린 포석이었다.
박지성도 태극마크를 다시 다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다. 2011년 1월31일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은 박지성은 지난해 6월 대표팀 복귀에 대한 생각을 묻자 "대표팀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홍 감독의 마음이 변했다. 오는 6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노리는 홍 감독은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줄 리더가 필요하다고 판단, 박지성을 대표팀에 합류시키겠다는 의사를 처음으로 드러냈다. 박주영의 부진도 박지성의 복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표팀은 젊은 선수들이 중심이다. 이로 인해 베테랑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흘러나왔다. 홍 감독도 젊은 선수들의 패기만큼이나 베테랑들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홍 감독은 박지성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풀 타임을 소화할 수는 없어도 팀의 리더로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홍 감독은 "월드컵 대표팀의 엔트리는 23명이지만 실제로 경기에 뛰는 선수는 15~16명 내외"라면서 "나머지 선수들은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한 선발일 수도 있다. 여러가지 면을 고려해서 발탁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박지성의 대표팀 복귀 추진을 조심스럽게 진행할 생각이다. 그는 "박지성과 대표팀 복귀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당연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선 박지성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확인해보겠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박지성의 생각이다. 박지성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성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는 "홍명보 감독과 박지성은 대표선수 생활을 같이 해봐서 가까운 사이다. 직접 만나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서로 이해하기 편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9일 무릎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인 거스 히딩크 감독을 방문, 위로한 뒤 브라질월드컵에 관련한 조언을 구할 예정이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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