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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처형이후 김정은 지도체제 불안정성 높아졌다"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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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처형이후 김정은 지도체제 불안정성 높아졌다" 판단

입력
2014.01.0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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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추진키로 한 '북한정세평가회의'는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상황이 상당히 유동적이라는 판단에서 출발한 것이다. 북한 정세를 집중 논의하는 한미간 공식 채널이 필요할 만큼 북한 내부상황이 긴박해졌다는 인식을 한미 양국이 공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북한의 새로운 정세에 따른 불확실성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일이 시급해졌다"고 한미의 달라진 평가를 전했다.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상황이 김정은 지도체제 강화가 아니라 그 반대로 전개될 수 있다는데 비중을 둔 발언이다.

한미는 그 동안 북한 정세를 집중 논의하는 별도 채널은 가동하지 않았다. 북핵 6자회담이 비핵화 문제뿐 아니라 북한 문제 전반을 논의하는 유효한 수단이란 평가가 큰 이유였다. 그런 점에서 한미의 북한정세평가회의는 지난 10년간 유지돼온 6자회담 틀과 상충되는 측면이 강하다. 윤병세 외교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이날 회담에서 "불안정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가 최우선 정책"이라고 밝힌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한미는 6자회담이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이 적은 반면 북한 내부의 불안감이 커졌다는 판단 아래, 별도 채널 구축을 강행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북한정세평가회의는 강도와 빈도를 높여 다양한 수준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화채널은 현재 차관급인 6자회담 대표보다 더 높은 고위급도 사안에 따라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한미는 북한정세 평가를 토대로 북한 변화를 조속히 이끌어낼 구체적 방안까지 함께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고위 당국자는 "우리 정부가 밝힌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가 그런 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계획)' 논의에 대해 "앞으로 북한 정세가 어찌 되는지에 달려 있다"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미의 북한정세평가회의가 향후 6자회담이 다루는 비핵화를 제외한 북한문제 전반을 논의하는 별도 북한정세협의체로 확대되려면 중국의 참여가 관건이다. 한미는 협의체를 중국이 포함된 3자 또는 북한을 제외한 5자로도 추진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유럽연합(EU)과 유엔의 참여로 협의체가 확대되는 것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중국은 그간 미국이 비공식으로 요청한 북한 급변사태 논의를 거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 대한 실질적 영향력을 쥐고 있는 중국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북한정세협의체 추진은 사실상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북한이 이 협의체를 문제 삼을 경우 오히려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으로서는 이 문제를 민감한 내정간섭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중요한 변수들 때문에 북한정세 논의는 당분간 협의체보다 한미간 정세평가회의 수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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