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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 “우리 쩡이는 내 20대의 아름답게 해 줘… 평생 잊지 못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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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 “우리 쩡이는 내 20대의 아름답게 해 줘… 평생 잊지 못할 것!”

입력
2014.01.08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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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여신에서 국민여대생으로 하강한 서운함은 찾을 수 없었다. 배우 고아라는 ‘사실 소 똥 냄새 맡으며 자란 뼈 속까지 시골아이인데 이제야 그 모습을 보여준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청소년 드라마 의 옥림이로 시작해 지난 10년간 고정됐던 여신의 이미지를 깨트린 후련함이 언뜻 비쳤다. 고아라는 청순하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깨기 위해 다양한 캐릭터를 맡았지만 다소 부족했다. 그러나 드라마 로 만난 여주인공 성나정으로 비로소 원하는 바를 얻었다.

●망가지고 오바하고 실제의 모습이죠

고아라는 극중 제대로 예쁘게 나온 적이 없다. 오히려 출중한 미모를 감추기 위해 반사판을 없애고, 조명을 위에서 쏴 더 못생겨 보이도록 했다. 그럼에도 그는 불평하지 않았다. 양 볼을 잡아 당겨 늘어난 모습을 개구리 같아 고아라조차 웃음을 참지 못했다. 거친 사투리 구사와 구타, 한 가득 입 안에 음식물을 넣고 먹는 모습은 이전의 고아라와 비교하면 파격이나 다름 없었다. 고아라는 “가족과 친구들이 ‘사람들은 저게 실제 모습이라 보겠지? 열연이라 믿을 거야. 아무도 실제인줄 모를 거야. 그래 열심히 해라’면서 방송 중에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투리 연기로 인한 애드리브도 점차 늘었다. 21회까지 사투리를 구사하다 보니 잊고 지냈던 자신만의 사투리가 중반부 이후 첨가됐다. 고아라는 “‘까리뽕삼’ ‘오이뽕따리’ 등은 일반적인 사투리가 아니라 어렸을 적 들어왔던 말들을 내가 애드리브로 넣었다. 현장의 유쾌한 분위기에 나 역시 사투리를 편하게 구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투리 찾아 부산행ㆍ옷 찾아 구제시장 뒤져

고아라는 농구선수 이상민을 좋아하는 마산 출신 94학번 여대생 성나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상민의 연세대 재학 시절의 농구대잔치와 드라마 영상을 구해 수십 번 돌려 봤고, 컬러프린트로 사진을 인쇄해 상민오빠를 좋아한다는 자기 암시도 걸었다. 드라마의 전작 의 여주인공 정은지의 사투리 연기가 워낙 강했기에 부담도 컸다. 실제 경남 진주가 고향이라 경상도 사투리는 낯설지 않았지만 좀 더 억센 마산 느낌을 표현하려 일부러 부산을 찾았다. 부산의 시장 할머니들의 말을 녹취했고, 시내 커피숍에 자리 잡아 20대 여성들의 말투도 채집했다. 극중 나정처럼 부산에서 막 서울로 이동한 사촌여동생의 도움도 받았다. 당시의 패션을 구현하려 구제시장에서 철 지난 옷들도 잔뜩 구입했다. 헐렁한 티셔츠, 통 넓은 청바지, 촌스런 코트 등은 1994년을 추억하기에 충분했다. 세월의 묵은 내는 덤이었다. 몇 번을 빨아도, 강력한 탈취제를 뿌려도 없어지지 않는 냄새로 촬영에 지장을 줄 정도였다. 고아라는 “퀴퀴한 냄새조차 나를 추억으로 보내는 듯 했다. 여름에 겨울 옷을 촬영할 때 ‘아, 냄새까지 나를 옛날로 돌려보내는구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짝사랑 느낌 아니까… 첫사랑 이제 해봐야죠

는 나정의 남편찾기와 더불어 첫사랑을 얘기한 드라마였다. 나정-쓰레기, 삼천포-윤진, 해태-애정 등 캐릭터 대부분이 첫사랑과 결혼에 골인했다. 칠봉의 나정에 대한 지고지순한 감정이 가세하면서 시청자들은 ‘나레기’(나정+쓰레기)와 ‘사이다’(칠봉의 칠+성나정의 성을 합쳐 칠성사이다에서 따온 단어)로 나눠 커플을 염원했다. 고아라는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나정의 감정을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 고민도 많았다.

고아라는 “남편이 누구인지는 배우들 아무도 몰랐다. 2002년 결혼식이나 2013년 현재 장면은 모두 때마다 새로 세팅해 촬영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쓰레기를 향한 나정의 감정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정이는 원 웨이(One Way)로 감정을 쭉 유지해야 했다. 나정이 입장에서 남편찾기는 첫사랑이 이뤄지느냐 마냐는 문제다. 첫사랑이 이뤄진 해피엔딩이라 마음에 든다”고 설명했다.

남편이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스타도 참을 수 없었다. 가수 보아는 21회까지 ‘남편이 누구냐, 언니한테도 말 못해주냐’며 졸랐다. 보아는 영화 촬영 중에도 나정의 남편을 알고 싶어했다. 반면 아버지뻘 선배 배우들은 진한 키스신마다 ‘아라 입술 닳겠다’며 걱정했다.

실제의 고아라는 아직 첫사랑을 기다리고 있다. 운명과도 같은 사랑을 만나고 싶다. 고아라는 나정이처럼 혹은 칠봉이처럼 짝사랑은 여러 번 해봤지만 아직 첫사랑이 없다. 워낙 어려서 데뷔해 제대로 인연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고아라는 이달 중 인대가 끊어진 오른 발목을 수술할 예정이다. 일찍 수술대에 올라야 차기작에 빨리 접근할 수 있다. 다리 부상으로 차기작을 정하지 않았지만 로맨스, 사극, 액션물 등 가리지 않고 출연하고 싶다. 고아라는 “는 내 20대를 아름답게 만들어 준 작품이다. 나정이를 굳이 지우고 싶지 않다. 평생 같이 가고픈 캐릭터다. 나정이를 통해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다음 작품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아기자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스포츠 이현아기자 lalala@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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