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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이특 아버지… 치매 가족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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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이특 아버지… 치매 가족의 비극

입력
2014.01.0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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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본명 박정수·31)의 아버지와 조부모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치매 환자에 대한 부양 부담과 이로 인한 우울증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 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고통으로 몰아넣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치매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6일 오전9시20분쯤 서울 신대방동 한 아파트에서 이특의 아버지인 박모(57)씨와 할아버지(84), 할머니 천모(7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7일 밝혔다. 당시 이특의 조부모는 침대 위에 이불을 덮은 채 나란히 누워 있었고 아버지는 장롱 손잡이에 목을 맨 상태로 숨져 있었다. 현장에서는 박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모님은 내가 모시고 간다'는 내용이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박씨가 수 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는 부모를 간병했다는 주변인들의 진술에 따라, 박씨가 간병으로 인한 경제적 심리적 부담으로 부모를 숨지게 한 뒤 자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박씨는 평소 우울증을 앓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숨진 채 발견된 날은 박씨가 부모를 요양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한 날이었다.

박씨의 사례처럼 치매는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강요하는 병이기도 하다. 가족들은 경제적인 부담과 심리적인 스트레스의 이중고에 시달리지만 아직 노인장기요양보험의 혜택도 받지 못해 사실상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201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치매 등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 도움이 필요한 노인 1,215명 가운데 72.1%가 가족의 간병을 받고 있다. 대한치매학회가 치매환자 보호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8%가 치매환자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근로 시간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진료비도 해마다 급증해 2006년 2,051억원에서 2011년 9,994억원으로 5년새 5배 가량 늘었다.

서동민 백석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치매를 간병하는 경우 경제적 부담은 물론 정신장애와 행동장애가 나타나는 환자로부터 폭력 폭언 등에 노출되면서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는 가족들이 많다"며 "치매지원센터 등의 가족상담 등 가족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치매특별등급을 신설해 치매 노인 환자 2만5,000명 이상이 요양보험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요양보험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신체기능에 큰 문제가 없는 치매노인의 경우 돌봄 필요성이 크지만 요양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2008년 8.4%, 2010년 8.8%, 2012년 9.1%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54만1,000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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