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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연세로, 속 시원" "무단횡단 부쩍 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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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연세로, 속 시원" "무단횡단 부쩍 늘었어요"

입력
2014.01.0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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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 연세로가 첫 대중교통전용지구로 탈바꿈한 6일 오후. 이 곳은 평소 차량 정체와 좁은 보도 때문에 몸살을 앓았지만 이날은 말 그대로 '뻥' 뚫렸다. 정체에 시달리던 버스들은 막힘 없이 내달렸고, 보도에는 많은 시민들이 왕래했지만 미어터지는 듯 했던 모습 대신 한산한 느낌마저 들었다.

신촌 전철역에서 연세대 사거리까지 550m 구간인 신촌 연세로는 이날 정오부터 시내버스 11개, 마을버스 3개 노선와 구급차 등 긴급차량, 16인승 이상 승합차, 자전거만 통행 가능하도록 제한됐다. 단 택시는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만 통행이 허용되고 일반 차량들은 허가를 얻어야 통행 가능하다.

시민들은 만족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계절학기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를 찾은 연세대 학생 이원희(23)씨는 "예전에는 좁은 보도에 사람들이 붐벼 불편했고 비라도 오면 우산 때문에 짜증이 날 정도였는데, 넓고 쾌적해진 보도를 보니 속이 다 시원하다"고 말했다.

차량 통행이 줄어들어 공기가 한층 맑아졌다는 반응도 있었다. 32년간 열쇠가게를 운영한 최병민(55)씨는 "공사 기간을 포함해 3개월 정도 차량 통행이 없다 보니 공기가 좋아진 게 피부로 느껴진다"며 "꽉 막혀 있던 것이 훤하게 뚫린 기분"이라고 말했다.

한 마을버스 운전기사도 "예전에는 사람과 차가 뒤섞여 항상 조심스러웠는데 이제는 맘 편하게 운전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보행자들이 차량 통행이 적은 도로를 무단횡단 하는 경우가 잦아 사고의 위험이 크다는 것. 이날에도 버스들은 무단횡단 하는 시민들 때문에 경적을 울리거나 급정차를 하는 아찔한 장면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연세로의 통행이 제한되면서 이면도로를 통해 우회해야 하는 운전자들도 불편을 토로했다. 연세로 12길은 창천교회에서 대학약국 방향, 연세로 7길은 피자헛에서 형제갈비 방향으로 일방통행 차로가 운영된다. 이날 연세로 12길을 이용한 김선길(53)씨는 "평소 자주 다니는 곳이라 일방통행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좁은 이면도로를 이용해 많이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말했다. 내비게이션 안내만 믿고 연세로로 진입하려다 우왕좌왕하는 차량도 많이 목격됐다.

또 연세로 통제에 따라 연세로7안길, 연세로9길 등 이면도로의 차량 통행량이 급격히 늘면서 이 지역 상인들의 볼멘소리도 쏟아져 나왔다. 신촌 현대백화점 뒤편에서 20년간 민속주점을 운영해 온 이승재(46)씨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좁은 길을 도로화 해 정체가 빚어질 게 뻔하고 사고 위험도 높아졌다"며 "서대문구는 일단 지켜보자고 말하지만 장사하는 입장에서 손님이 끊어질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천정욱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공사 준공이 5월인 만큼 신호등 설치 등 미비한 점을 계속 보완해 갈 것"이라며 "앞으로 한 달 가량은 계도기간으로 삼아 시민들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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