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의 신년 화두는 '충화영호(忠和嶺湖)'다. 충청도가 영남과 호남의 화합, 나아가 국민 대통합을 이끌자는 의미다. 이 같은 충청도 역할론은 이 지사가 '영충호(영남ㆍ충청ㆍ호남)시대'라는 새 패러다임을 주창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충호란 용어는 이 지사가 처음 썼다. 그는 지난해 5월 충청권 인구가 호남권 인구를 추월하자 각종 행사나 회의 때 영충호란 말을 자주 언급했고, 각계의 호응이 이어지며 인터넷포털사이트 사전에 신조어로 등재됐다. 그는"영충호에는 영호남 양극 체제에서 비롯된 오랜 갈등 관계에서 벗어나 충청권을 중심으로 화합과 융합의 새 시대로 나아가자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올해는 영충호 시대를 여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국가적 패러다임을 여는 막중한 책무를 160만 충북도민이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충북이 국민 화합과 융합의 리더가 되겠다는 뜻이다.
이 지사는 도정에도 영충호 패러다임을 적극 도입할 방침이다. 먼저 민간 주도의 국민화합 범국민협의체를 발족하고 화합 전략을 모색하는 '영충호 포럼'도 꾸릴 작정이다. 국민화합 대장정 같은 화합행사나 구체적인 지역간 상생협력 사업도 발굴키로 했다.
"국토의 균형발전이 국민 대통합의 선결 조건"이라는 이 지사는 "국토 X축 교통망 등을 통해 국토 균형발전을 촉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X축 교통망을 완성하기 위해 목포~청주~제천~강릉을 잇는 고속화도로나 KTX노선 건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충청을 관통하는 동서 교통망(당진~울진, 평택~삼척)건설도 서두를 참이다.
아울러 그 동안 소외됐던 충청의 몫을 되찾기 위한 일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불합리한 국회의원 선거구를 조정해 나가고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완성하는데 힘을 보탤 생각이다. 충청권 전체를 아우르는 가칭 범 충청권협의체 및 범 충북도민협의체 구성을 준비 중이다.
이 지사는 "올해는 특히 오송을 주목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올해 말 KTX호남선이 개통하면 오송역은 KTX분기역으로서 전국을 2시간 이내 반나절 생활권으로 연결한다"며 "바이오밸리 조성 사업까지 탄력을 받고 있어 오송은 국내 바이오산업과 교통의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지사는 올해 9~10월 열리는 오송 국제바이오엑스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송을 세계적 바이오밸리로 띄우기 위한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십여년간 정성을 들인 충북 바이오산업의 역량을 전 세계에 과시하고 바이오산업 메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기회"라고 했다.
충북의 브랜드인 생명ㆍ태양광 산업에 대해서도 이 지사는 큰 자신감을 보였다. 생명산업 전망에 대해 그는 "생명산업을 주도할 오송 바이오밸리 개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충북의 미래 100년 먹거리를 책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명과학단지와 첨단의료복합단지에는 신약ㆍ기능성식품 등 관련 업체와 핵심연구시설이 줄지어 입주하고 있고, 오송 2산업단지는 2월 중 착공될 예정이다.
이 지사는 "태양광 산업은 올해부터 제 2의 전성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럽발 경제 위기에 따른 오랜 시련기에서 벗어나 태양광 분야가 다시 활황기로 접어들 것"이라며 "이런 추세에 발맞춰 올해 신기술 개발을 이끌 태양전지종합기술지원센터를 완공하고 전국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충북은 일찍부터 태양광 분야를 지역특화 산업으로 육성해왔다. 현재 도내 7개 시군이 전국 첫 태양광특구로 지정됐고, 이곳에는 61개 태양광 업체들이 입주해 태양광 셀ㆍ모듈 생산률 전국 60%를 점하고 있다.
지역경제 지도를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되는 충북 경제자유구역(경자구역)개발도 올해부터 본격화한다. 이 지사는 "6년여의 산고끝에 지난해 어렵게 지정된 충북 경자구역은 세종시, 오창단지, 기업ㆍ혁신도시 등 주변 여건이 좋아 출발은 늦었지만 가장 성공한 경자구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충북도의 목표는 경자구역에 2020년까지 100개 기업, 총 투자액 20억 달러를 유치하는 것. 유치 업종은 바이오, 항공, 정보통신 등 첨단 분야다. 계획대로라면 충북 경자구역은 4조 2,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2만 2,000여개 일자리 창출, 인구 9만명 유입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 지사는 "인프라가 뛰어난 충북 경자구역이 '충북경제 4%시대'를 열어 젖혀 나갈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 지사는 농업 경쟁력을 위해 유기농업 전환을 서두를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유기농특화도'를 선포한 그는 현재 4.2%인 유기농ㆍ무농약 재배면적을 2020년까지 20%까지 늘리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전국 최초의 유기농 푸드밸리와 친환경유기농업연구센터, 유기농 생태마을을 만들 생각이다. 그는 "세계 최초의 유기농 엑스포인 '2015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착실히 준비하면서 유기농 생산ㆍ가공ㆍ판매ㆍ유통시설을 확대하는 데 힘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