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백이 너무 느슨했다

상변 흑돌이 상당히 불안해 보이는데 정작 이지현은 서슴없이 1, 3을 선수한 다음 5로 모자 씌워서 오히려 백 대마를 먼저 공격하는 자세를 취했다. 이어 6 때도 즉각 7, 9로 나가 끊은 다음 10 때 11로 씌워서 강공 일변도다.

그러자 홍민표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12로 차단, 공격을 시작한 건 당연하다. 이제는 흑도 빨리 대마의 삶을 서둘러야 할 것 같은데 이지현은 아직도 전혀 걱정할 것 없다는 듯 13, 15까지 교환해서 최대한 이득을 취했다. 흑 A나 B가 모두 선수인데다 C로 호구 치는 수 등이 있어서 흑 대마가 절대로 잡히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백이 막상 흑 대마를 본격적으로 잡으러 가면 결과가 어찌될 지 상당히 궁금했는데 상대가 너무 당당하게 나오자 홍민표가 자신이 없었는지 갑자기 공격을 멈추고 16으로 한 발 물러선 게 너무 느슨했다.

이지현이 재빨리 1, 3을 선수 한 다음 5~9로 대마에 가일수하자 순식간에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는 거꾸로 우변 백 대마가 아직 완생이 아니다. 물론 백A로 젖히면 간단히 살지만 그건 너무 굴욕적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홍민표가 12로 반발, 먼저 흑의 응수를 물었다.

박영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