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 금성, 목성이 한 자리에 모이고(5월) 맨눈으로도 관측 가능할 만큼 밝은 혜성 아이손이 지나가는(11, 12월) 등 하늘이 떠들썩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천문 분야 볼거리가 별로 없을 전망이다. 9월로 예상되는 토성 엄폐가 그나마 흔치 않은 우주쇼로 꼽힌다.
토성 엄폐는 토성이 달과 한 방향에 놓여 달 뒤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현상이다. 9월 28일 낮 12시쯤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맨눈으로는 보기 어려워도 천체 망원경으로는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낮 12시부터 달 뒤로 숨기 시작한 토성은 1분 뒤 완전히 사라졌다가 오후 1시 7분 달 뒤에서 다시 나오기 시작해 1분 뒤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 날이 음력으로 5일이라 달은 초승달이다.
엄폐는 한 천체가 다른 천체를 가리는 현상인데 달과 행성의 엄폐는 비교적 잦은 편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달에 의한 행성 엄폐가 대개 1년에 1회 정도 일어나는데 지난해에는 관측 가능한 현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행성이 다른 행성을 가리는 엄폐는 희귀한 편이다. 지난 1만5,000여년 동안 470여회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의 행성 간 엄폐는 1818년 1월로 기록돼 있다. 당시에는 금성이 목성 앞으로 지나가면서 목성을 가렸다. 천문학계는 다음 번 행성 간 엄폐는 2065년에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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