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03일 일찍 세상에 나선 칠삭둥이 쌍둥이 자매, 9년 만에 신생아 중환자실 찾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03일 일찍 세상에 나선 칠삭둥이 쌍둥이 자매, 9년 만에 신생아 중환자실 찾아

입력
2014.01.05 12:05
0 0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병마와 힘겹게 싸우는 아이들과 그 부모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지난해 말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최용호(40)씨 부부와 예원ㆍ예인(10) 쌍둥이 자매가 배냇저고리 다섯 벌을 들고 나타난 것이다.

이들이 이곳을 찾은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9년 전 자신들도 겪어야 했던 고통과 불안감에 시달리는 신생아 가족들을 위로하고 응원하기 위해서다. 2004년 12월 15일 쌍둥이 자매인 예원ㆍ예인이는 출산 예정일 보다 무려 3개월 일찍 세상에 나왔다. 예쁜 딸을 둘이나 얻었지만 최씨 부부는 기뻐할 수 없었다. 예원ㆍ예인 자매의 몸무게가 각각 1.16㎏, 1.19㎏으로 보통 신생아 한 명의 무게에도 못 미칠 정도였고 조산 탓에 여러 장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원이는 미숙아 망막증과 뇌수종 합병증으로 고통을 받았고, 상태가 좀 나았던 예인이도 이따금 호흡이 멈추는 등 부모의 마음을 졸이게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같은 중환자실의 다른 아이들이 하나둘 세상을 등지는 걸 보며 최씨 부부도 불안했지만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매일 병원을 찾아 아이들에게 희망의 주문을 걸었다. 뇌수종 2기까지 진행됐던 예원이는 다행히 자연 치유돼 103일만에 쌍둥이 자매는 병원 문을 나설 수 있었다. 올해로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예원이와 예인이는 각자 반에서 가장 큰 축이라고 한다.

최씨는 5일 “지금은 힘들어도 아기들이 건강해져 배냇저고리를 입고 커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어 이날 병원을 찾아 선물을 전달했다”며 “연말연시 마음마저 추울 조산아와 그 부모에게 잘 큰 예원ㆍ예인이의 모습이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