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 △로 침입 했을 때 이지현이 재빨리 1, 3을 선수한 다음 먼저 7로 끼워서 귀에서 수를 내자고 한 게 현명한 선택이다. 결국 ▲를 포기한 대신 14까지 귀에서 선수로 근거를 확보했고 다시 상변 15로 손이 돌아왔으니 여기까지는 흑이 꽤 기분 좋은 흐름이다.
16, 18 때 19로 이은 게 정수다. 욕심 같아서는 A로 꽉 잇고 싶지만 당장 19로 끊기면 주위의 백돌이 워낙 강해서 흑이 곤란하다. 한편 백도 지금 당장 A로 나가서 흑돌을 잡는 건 너무 물건이 작다.
그래서 홍민표가 20으로 날일자 해서 일전불사를 외쳤다. 상대가 갑자기 최강으로 나오자 이지현이 잠시 당황했던 것일까. 21, 13으로 한 발 물러선 게 별로 좋지 않았다. 그냥 1, 3으로 끊느니만 못했다. 하다못해 24 때라도 1, 3으로 둬서 중앙을 두텁게 만들었어야 했다. 실전에서는 25가 너무 수비에 치중한 소극적인 수다. 반대로 26이 놓이자 갑자기 상변 흑돌 전체가 무척 엷어졌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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