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순간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남자 프로배구 최고의 라이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선두를 위한 중요한 승부처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선두 삼성화재(승점 33ㆍ12승3패)는 5일 오후 2시 대전충무체육관에서 2위 현대캐피탈(승점 32ㆍ11승4패)과 2013~14 NH농협 V리그 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양 팀은 2라운드까지 1승1패로 호각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현대캐피탈이 승리를 거둔다면 올 시즌 처음으로 선두로 도약하게 된다.
일단 최근 분위기는 현대캐피탈이 낫다. 올 시즌을 앞두고 유력한 1강 후보로 꼽혔지만 초반 5승4패로 부진했던 현대캐피탈은 이후 6연승의 고공 비행을 하며 삼성화재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현대캐피탈은 주포 리버맨 아가메즈(29) 외에도 부상을 딛고 6개월 만에 코트에 복귀한 문성민(28)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달 29일 러시앤캐시전에서 처음 실전 경기에 나선 문성민은 1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도 문성민의 가세에 반가움을 표했다. “처음 시즌을 치르는 아가메즈의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성민이의 가세가 큰 힘이 될 것 같다”면서 “상대가 삼성화재라고 의식하기 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경기 동안 코트 밖에서 지켜봐야 했던 문성민의 각오도 남다르다. 문성민은 “항상 삼성화재가 우리만 만나면 강한 모습을 보였는데 현대캐피탈이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지난달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29)의 부상 이후 레오 마르티네스(24)에게 지나치게 공격이 편중되며 위기에 처했다. 신인 김명진(23)이 박철우를 대신해 경기에 나서곤 있지만 블로킹 등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6연패를 달성했던 삼성화재의 저력은 위기의 순간마다 발휘되곤 했다. 삼성화재로서는 리베로 이강주(31)와 레프트 고준용(25)이 리시브 라인에서 얼마만큼의 안정감을 주는지가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화재에서 현대캐피탈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여오현(36)이 얼마만큼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오현의 보상 선수로 삼성화재로 이적한 센터 이선규(33)도 친정 팀을 상대로 어느 정도의 활약을 벌일지 시선이 집중된다.
무엇보다 동갑내기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인 김호철 감독과 신치용(이상 59) 삼성화재 감독의 지략 싸움이 볼만할 예정이다. 과연 어느 팀이 승리를 거두고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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