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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의 올해 경영 키워드는 '위기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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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의 올해 경영 키워드는 '위기와 혁신'

입력
2014.01.0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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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이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 들고 나온 경영 키워드는 '위기'와 '혁신'이다. '위기'는 재계 총수들이 신년사를 내놓을 때마다 강조하며 직원들의 심기일전을 주문한 단골메뉴다. 올해도 그런 점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혁신'은 달랐다. 일부 재계 총수들이 구체적 사항을 주문하며 여기 필요한 기술과 조직혁신을 강조해 좀 더 실천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이 과거와 다른 점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과거 신년사는 화두론으로 유명하다. 항상 구체적인 언급보다는 방향을 결정짓는 화두를 제시했기 때문. 그러나 올해는 메시지가 구체적으로 달라졌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년 하례식에서 "선두사업은 끊임없이 추격받고 있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다"며 "다시 한 번 바꿔야 한다"고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등 과거의 낡은 틀과 문화를 과감히 버리자"며 "산업 흐름 선도하는 사업구조 혁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기술혁신, 글로벌 경영체제를 완성하는 시스템 혁신"등 3가지 혁신을 주문했다. 여기에 그는 "유기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구개발센터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두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실천방안까지 제시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다시 한 번 바꿀 것"을 강조한 이 회장의 올해 신년사를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주문한 신경영에 빗대어 제2의 신경영으로 보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세계 경제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보다 혁신적 제품과 선행기술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자동차 786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밝혔다. 정 회장은 해마다 신년사에서 구체적 목표치를 제시한 것은 똑같지만, 올해는 변화와 혁신을 재차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해 외형적으로는 전년과 유사한 경영성과를 거뒀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사업이 부진했다"며 "올해는 그룹가치 300조원을 달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태원 회장의 부재 등을 염두에 둔 내부 결속에 힘을 실은 발언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역시 "앞으로 경영 환경은 위기 그 자체"라며 위기의식을 강조한 뒤 "공급자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 고객의 삶을 바꾸겠다는 신념과 열정을 제품과 서비스에 담을 것"을 주문했다. 구 회장의 신년사는 과거와 비교하면 가장 많이 달라졌다. 구 회장은 2002년 시무식에서 '1등 LG'를 유난히 강조해 10여분의 신년사에서 1등이란 단어를 10여차례 사용하기도 했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은 "해외사업의 지속적인 확장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라며 "동남아 미진출국과 미주지역 등 포스트-VRICI(베트남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인도네시아) 국가로의 진출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고 구체적 지역을 직접 언급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글로벌 최고 경쟁력과 수익력 방어에 매진하자"고 강조하며 올해 핵심 과업으로 수익성 기반 사업 추진, 글로벌 사업 리스크 관리, 그룹 내 일류사업 조기 육성 등을 꼽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한 조직원들의 단결을 강조하며 "한마음으로 뭉친 열린 조직, 창의적ㆍ도전적 조직으로의 변화는 고객 가치 창출과 미래 준비의 근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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