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능교육농성 종료 후 4개월 넘도록 단체협약 체결 줄다리기노조 전임자 임금 문제 등 18개의 핵심 쟁점서 이견● 밀양송전탑한전, 이미 6곳 공사 완공 여전히 반대 목소리 외면25일 2차 희망버스 방문 올해도 극한 대립 예고
갑오년 새해가 밝았지만 재능교육 노사 갈등과 밀양 송전탑 건설 강행을 둘러싼 대립은 계속될 전망이다. 양측의 입장 차이는 전혀 좁혀지지 않은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재능교육 노사는 2013년 단체교섭을 매듭짓지 못한 채 협상시한인 연말을 넘겼다. 지난해 8월 오수영(40)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장 직무대행과 조합원 여민희(41)씨가 서울 혜화동성당 종탑에서 고공농성을 한 지 202일 만에 땅으로 내려오면서 2007년 12월 단체협약을 둘러싼 갈등으로 시작된 긴 싸움은 마침표를 찍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노사 양측의 협상은 4개월이 넘게 이어졌고 아직도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1일 재능교육과 노조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 말까지 총 14회 교섭을 가졌다. 전체 86개 단체협약 조항 중 68개에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나머지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가르치는 과목이 줄면 수수료도 삭감하는 제도 폐지 ▦하절기 지원금 지원 등 노조 측 요구사항에 대해 사측이 경영상 어려움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노조 사무실 운영비와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에 대해서도 노사는 합의안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사측은 일단 현재까지 합의된 68개 조항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나머지는 추후 논의를 이어가자는 입장이다. 김현태 재능교육 대외협력실장은 "해고자 복직, 조합원들에 대한 고소 취하 등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노조와 의견을 달리하는 조항들도 서로 양보를 통해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수영 직무대행은 "남은 조항들이 지난 투쟁의 핵심적인 이유이므로 이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 밀양시 부북ㆍ상동ㆍ산외ㆍ단장면 주민들도 송전탑 건설현장 주변 11곳 농성장에서 반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공사 중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정부가 사회적 공론화 기구를 만들어 그 안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대규모 경찰력의 호위 아래 공사를 재개한 한전은 지난해 말까지 송전탑 6개를 완공하고 올해 말까지 송전탑 46기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원활한 전력 수급을 위해 이른 시일 안에 신고리에서 북경남간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완료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차질 없이 공사를 벌여도 연말까지 완공하려면 빠듯하다"고 밝혔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한 가운데 25일 2차 희망버스가 밀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송전탑 공사를 둘러싼 갈등은 새해에도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밀양=이동렬기자 dylee@hk.co.kr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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