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선박 충돌 원인은 '운항 부주의'

지난 29일 부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화물선 그라비티 하이웨이(5만8,767톤)호와 화학물질 운반선 마리타임 메이지(2만9,211톤)호의 충돌∙화재사고는 운항부주의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해경은 사고 당시 양 선박의 항해 당직자들이 안전운항 관련 법규(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를 준수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 당직자 2명과 화물선 선장 등 3명을 업무상과실선박파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시운전중이던 하이웨이호는 항로방향 약 210도 쪽으로 20노트 정도의 속도로, 메이지호는 항로방향 230도 쪽, 14노트 속도로 항해 중이었다. 그런데 메이지호가 앞쪽에서 다가오는 선박 2척을 피하려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는 과정에서 상호 부주의로 뒤따라오던 하이웨이호와 충돌했다.

조사 결과 양 선박 항해 당직자들은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고 적극적인 피항 동작이나 기적 신호, 상호 통신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화학물질을 실었던 메이지호는 충돌로 큰 화재가 발생, 해경이 냉각 작업을 벌였으나 15시간 넘게 16마일 가량을 표류하던 중 일본 영해로 진입했다. 해경은 일본 해상보안청에 선박 처리를 인계했으며, 아직 일본 영해를 표류 중인 이 선박의 처리 방안은 인도네시아 선주가 일본 측과 협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