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애플이 이번엔 자동차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1일 보도했다. 무대는 내년 1월 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 2014'다.
이 신문에 따르면 구글과 독일 자동차 업체 아우디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이용해 자동차 내부에 음악ㆍ영상ㆍ정보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CES 2014에서 이를 발표할 계획인데, 비디오 칩 업체인 엔비디아 등 다른 자동차 회사, 정보기술(IT)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할 예정이다. 구글과 아우디는 '자동 운전 자동차' 기술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아우디의 신차에 이런 기술을 넣겠다는 계획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이 아우디와의 제휴에 적극 나선 것은 애플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애플이 iOS를 이용해 아이폰과 자동차의 계기판을 통합해 작동시키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일종의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애플이 협력사로 끌어들인 자동차 업체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제너럴 모터스(GM), 혼다 등으로 구글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태블릿PC, 모바일 앱, 웹 브라우저, 인터넷 결제, 콘텐츠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펼쳐지고 있는 구글과 애플간 경쟁이 자동차 분야로도 전선을 확대하게 된 것이다. 전 세계에서 연간 판매되는 신차가 8,000만대에 달하기 때문에 IT 기반의 '스마트 카' 시장은 양사가 결코 놓칠 수 없는 미래 먹거리다. 가트너의 틸로 코슬로스키 애널리스트는 "자동차야말로 궁극의 모바일 기기가 돼 가고 있다"면서 "애플과 구글이 자동차 분야에서 제휴사를 늘리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엔 운전자 없이도 스스로 주차를 할 수 있고, 스마트폰 없이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롱텀에볼루션(LTE) 칩 탑재 자동차 등도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스마트 카' 시장을 선점하려는 구글과 애플 등 IT 기업과 자동차 회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CES가 중요한 쇼케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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