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날짜를 고안해낸 것은 희망을 갱신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마침내 12월 31일. 매일 저무는 저 태양이 천문학적 사건으로 비화한다. 한 해 동안의 걱정과 불안과 분노와 회한을 몰고 지평선 너머로 지는 저 해를 보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설치된 ‘솟대집’ 꼭대기의 새떼들은 벌써 새 해를 향해 고개를 내들고 있다. 희망은 인간의 불치병. 우리는 기꺼이 그 병을 앓아야 한다.
임진각=김주성기자 poe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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