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3%대를 돌파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7일(현지시간) 3.004%를 기록하면서 2011년 7월 이후 처음으로 3%를 넘었다.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으로 금리가 상승 국면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년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3.5%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이슨 에번스 헤지펀드 나인알파캐피털 공동설립자도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3%이상 되면 국채금리는 3.7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국채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Fed가 돈을 풀어 국채를 대량 대입하면서 한동안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7월에는 사상 최저치인 1.39%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Fed가 2015년까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미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 국채금리 상승 영향으로 국내 채권금리도 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와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내년 국내 국채금리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유재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는 미 국채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자금이 수익률이 좋은 미국 시장으로 옮겨가기 마련인데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미 국채금리가 오른다고 국내 채권금리가 따라 오르는 동조현상이 상당히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외국인 매수세 지속은 미국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경제기초가 비교적 튼튼한 국내시장의 투자가치가 양호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채금리 상승이 기업과 가계대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당국이 개입해 금리상승폭을 낮게 유지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나종오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금리상승은 부채 수준이 높은 가계와 기업에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한국은행도 이를 감안해 금리상승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추가매수 여력이 남은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금리상승과 국내외 경기개선 추세를 감안하면 내년에는 올해 초와 비슷한 금리하락을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30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물 국고채 금리는 2.85%,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3.58%로 각각 전날보다 0.024%포인트 0.033%포인트 상승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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