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가 제자리 걸음을 하던 동안 미국 증시는 16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양국간 주가 격차가 2000년대 이후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5.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9.1%, 나스닥지수는 37.7% 각각 올랐다. 미국 주가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MSCI 미국 지수도 29.3% 뛰어올라 1997년의 31.7% 이후 16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반면 MSCI 한국 지수는 올해 1.4%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올해 MSCI 미국 지수에서 한국 지수를 뺀 격차는 1,173.2로 작년(781.9)보다 50% 확대돼 지난 2000년(1,124.3)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미국 증시는 올해 본격화된 경제 회복세를 동력으로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며 거침없이 상승했다. 그 결과 다우지수는 1997년 이후, S&P500지수는 1998년 이후, 나스닥지수는 2004년 이후 각각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 연방정부 시퀘스터(지출 자동삭감) 및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등 각종 악재가 있었지만, 전기대비 미 국내총생산(GDP)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1.2%, 2분기 2.5%, 3분기 4.1%로 상승세를 탄 덕이다.
하지만 한국 증시는 내적으로 경기침체와 함께 일본의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영향으로 수출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에 시달리며 지지부진했다. 이런 이유로 코스피 연간수익율도 주요 94개 지수 중 70위에 그쳤다.
MSCI 한국 지수와 선진국 지수의 격차도 1,066.0으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MSCI 선진국 지수는 유럽 경제가 경제위기 수년 만에 바닥을 치고 일본 경제도 활력을 되찾기 시작하면서 4년 만에 최대인 23.6% 상승했다. 특히 올해 일본 증시는 41년 만에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56%)을 기록했고, 독일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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