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숟갈, 맥주 한 모금, 국수 몇 가닥…. 건강한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죽음을 눈 앞에 둔 이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일 수 있다. 그들에게 음식은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끼니가 아니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추억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앞둔 이들의 '소울푸드' 이야기를 통해 살아있음의 참 의미를 생각하게 해준다.
호스피스인 염창환 박사가 환자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드라마 기획 프로듀서인 송진선씨가 정리했다. 29명의 환자가 담담하게, 더러는 울분을 토해내듯 들려주는 음식에 얽힌 사연이 담겼다. 그들에게 먹는다는 행위는 삶의 마지막 희망이자 이유이다. 무심코 스쳐 지나치는 인연과 흘러가는 계절, 바뀌는 이웃의 풍경 등의 소중함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예담ㆍ300쪽ㆍ1만3,800원.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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