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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단숨에 KB-하나지주와 어깨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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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단숨에 KB-하나지주와 어깨 나란히

입력
2013.12.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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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규모 290조로 늘어 출범 3년 만에 4대지주 진입우투+농협증권 업계 1위로우리, 지방은행까지 매각하면 자산 20%가량 줄어들어14년 만에 지주체제 해체KB, 번번이 M&A 실패국민은행에 90% 이상 의존… 수익구조 다변화 숙제로

농협금융지주가 자산기준 1위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4대 금융지주 판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농협지주는 우투증권 패키지 인수가 마무리 되는 내년이면 출범 3년 만에 단숨에 4대 지주사 위치에 오르게 된다. 반면 국내 1호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지주는 우투 패키지와 지방은행 매각이 완료되면 해체 수순에 들어간다. 인수에 실패한 KB금융지주는 은행에 치우친 수익구조 개선을 고심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별 자산규모 순위(9월 기준)는 우리(332조8,000억원) 신한(317조3,000억원) KB(296조9,000억원) 하나금융(296조5,000억원) 등의 순이다. 농협지주의 경우 255조4,000억원 규모로 4대 금융지주와는 차이가 크다.

하지만 우투증권 패키지 인수 후에는 35조원(우리투자증권 29조8,000억원+아비바생명 4조3,000억원+저축은행 9,000억원)이 늘어난 290조4,000억원으로, KBㆍ하나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내용면에서도 더욱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능하다. 비은행 부문 자산 규모가 기존 24%에서 32%로 늘어나면서 은행에 치우쳤던 비대칭 구조가 대폭 개선된다. 특히 증권 분야에선 농협증권과 우투증권이 합병하면 자산(36조원)이나 지점 수(133개)면에서 기존 업계 1위 대우증권을 앞지를 전망이다. 또 우리증권의 강점인 투자은행(IB) 업무가 추가되면서 농협중앙회 경제사업과 연계한 신(新)성장동력 발굴도 가능하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 역시 "우투증권 인수 시 농협이 운용하는 160조원의 자금을 바탕으로 한 연계사업 등 농협이라는 거대 네트워크의 다양한 사업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협지주 관계자는 "은행이 어려우면 그룹 전체가 흔들렸던 예전과 달리, 보험 증권 자산운용 등 수익 기반이 한층 다양화해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와 중앙회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농협지주의 남은 과제는 합병 과정에서의 조직 안정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인수 과정에서 우투증권의 핵심 인력이 이탈하면 빈 껍데기만 갖고 올 수 있는 만큼 어떠한 통합 수순을 밟느냐에 따라 인수합병(M&A) 효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투자증권 등을 내준 우리지주는 지방은행 매각까지 완료하면 자산이 263조원으로 20% 가량 줄면서, 2001년 우리나라 '1호' 금융지주로 출범한 지 14년 만에 사실상 자취를 감추게 된다. 우리지주 관계자는 "매각이 완료되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우리은행과 합병에 들어간다"며 "이미 절반 이상 줄어든 지주사 직원은 청산작업에 매달리고 있어, 재무제표상 내년 1분기가 지주의 마지막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막판까지 농협금융과 경합한 KB지주는 유독 M&A와 인연이 없다. 국민은행 시절 외환은행 인수 실패에 이어 지난해 ING생명과 이번 우투증권 등 번번이 M&A에 실패하면서 국민은행에 90% 이상 의존하고 있는 수익구조를 개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KB금융은 이번 우투증권 인수에는 적극적이지 못했다"면서도 "현대 동양 대우 등 증권업계 매물이 더 있는 만큼 다른 인수전을 통해 KB가 반드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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