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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판용 / 아베 총리, 야스쿠니 참배 강행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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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판용 / 아베 총리, 야스쿠니 참배 강행 이유는

입력
2013.12.2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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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한 것은 우익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퍼포먼스의 성격이 강하다. 우익 세력이 야스쿠니 참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이를 계속 미룰 경우 그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정권 기반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2월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1차 총리 임기(2006∼2007년) 중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은 것은 통한의 극치”라며 “총리가 되면 1년에 한번은 참배하겠다”고 공언해 우익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총리에 취임한 뒤로는 참배 약속을 실천하지 못했다. 4월 춘계예대제, 8월 15일 일본 패전일, 10월 추계예대제 등 야스쿠니 행사 때 다른 각료들은 참배하도록 하면서도 자신은 공물 봉납으로 대신했다. 한국과 중국에 외교 관계를 고려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우익에게는 언젠가 야스쿠니를 참배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미국 역시 동북아 긴장 고조를 우려, 참배 보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요미우리 신문이 아베 총리가 10월 추계예대제 당시 야스쿠니 참배를 참모에게 타진했으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만류해 포기했다고 보도한 데서 알 수 있듯 아베 총리의 속마음은 참배를 향하고 있었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총재특별보좌관은 “아베 총리가 취임 1년이 되는 12월까지는 야스쿠니를 참배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일본 우익을 안심시킬 수 없었다. 우익은 총리가 참배를 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불만을 터뜨렸다. 넷우익(우익 성향의 네티즌) 사이에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에 간다는 것은 말뿐’이라는 뜻의 ‘간다간다 사기’라는 유행어가 나돌 정도다. 이달 초 특정비밀보호법을 강행 처리한 뒤 지지율이 취임 이후 처음 40%대로 떨어지자 아베 총리는 더욱 위기감을 느꼈다. 이제 참배냐 아니냐를 놓고 고민하던 아베 총리는 결국 우익을 끌어안고 지지율을 올리는 쪽을 택했다.

여기에는 한국ㆍ중국과의 연내 정상회담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인식도 한몫 했다.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한국ㆍ중국과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는 뜻을 수 차례 나타냈으나 역사 인식과 영토 문제 등의 이견에 막혀 회담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남수단에서 한국의 한빛부대에 실탄을 제공한 것이 한일간 신경전으로 이어지고 집단적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해석 변경 등 안보 문제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베의 참배에 대해서는 일본 내에서도 반대가 많다. 자민당과 연립여당을 꾸리고 있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아베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참배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산 만큼 (아베 총리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일본 공산당 위원장도 “일본의 침략 전쟁을 미화했다”고 비난했다. 아사히 신문은 “정권 운영의 기조를 보수로 바꿀 것이라는 메시지”라고 해석했으며 요미우리 신문은 “미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이라는 선물을 미국에 안겼다고 판단하면서 이번 참배에 대한 미국의 반발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과신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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