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하산 로하니 대통령 등 이란 최고 지도자들이 트위터를 통해 예수를 찬양하는 성탄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예수는 이슬람교에서도 선지자로 여겨지고 있어 이란 지도자들의 성탄절 메시지가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란이 핵협상 타결로 서방과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점과 이란 정부가 내국인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메시지를 발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로하니는 25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사랑과 평화의 선지자인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이 오늘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바란다"면서 "특히 이란의 기독교도들에게 성탄 축하를 보낸다"고 적었다. 그러자 하메네이는 로하니 트위터에 "무슬림들도 신심 깊은 기독교인들 못지 않게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고 있다"는 답글을 남겼다. 자신의 트위터에는 "성모 마리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신이 인간에게 은총과 인도를 베풀고자 내려보낸 사자"라는 글을 올렸다. 핵협상 실무 책임자인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도 "크리스마스의 정신이 내년 한해 모두의 마음에 기쁨, 평화, 공감, 동정을 깃들게 하길 바란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이란 최고위 인사들의 트위터 성탄 메시지 공세를 두고 이란에 대한 서방의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슬람 신정체제를 유지하며 다른 종교 신자들을 차별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라는 것이다. 이란은 기독교, 유대교의 종교 활동을 허용하되 공직 진출 등에 있어 차별하고 있다. 이슬람에서 개종한 이들이나 무슬림에 대한 전도 행위는 탄압 대상이다. 카트리나 랜토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부의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이슬람에서 파생한 바하이교를 이단으로 치부하며 탄압하는 등 이란 내 소수종교 탄압 사례는 수천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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