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18일째인 26일 코레일 노사가 첫 교섭 후 13일 만에 교섭을 재개했다. 그러나 코레일은 수서발 고속철도(KTX) 법인 설립 철회 등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핵심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서 교섭은 별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
코레일과 노조는 이날 오후 4시15분쯤 서울 봉래동 코레일 서울본부 8층 회의실에서 비공개 실무교섭을 열었다. 노조는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 결정 철회 ▦수서발 KTX 주식회사 면허 발급 중단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에 철도발전을 위한 소위 구성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고소ㆍ고발과 직위해제 등 노조탄압 중단 등 기존의 5가지를 요구를 반복했다. 교섭에 앞서 김재길 노조 정책실장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기본 생각이다. 교섭이 열린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수서발 KTX법인 체계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파업을 풀지 않으면 대화도 없다고 했던 사측이 교섭 테이블에 다시 나온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사측은 "아직 정해진 입장이 없다"면서도 "5가지 요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리가 결정 권한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13일 철도파업 후 처음으로 열렸던 실무교섭도 사측이 노조 5대 요구사항에 대한 권한이 없다고 해 결렬됐다.
교섭은 이날 오후 조계사에서 열린 최연혜 코레일 사장과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의 면담에서 박 수석의 교섭 재개 요청을 최 사장이 수용해 성사됐다. 교섭에는 코레일 측 이용우 인사노무실장 등 3명과 노조 측 김재길 정책실장 등 3명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대한불교 조계종 화쟁위원회(화쟁위)도 이날 노사 간 화해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계종 사회갈등 해결기구인 화쟁위는 이날 '철도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코레일 노사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화쟁위는 이날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노사정과 함께 사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면서 "우선 논의의 장을 만들어 전문적으로 이야기를 정리해 나가는 한편 범종교계 대화 창구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부를 떠난 지 5일 만에 다시 민주노총 건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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