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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 정명훈, 손녀 위해 다시 건반을 누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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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 정명훈, 손녀 위해 다시 건반을 누르다

입력
2013.12.2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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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라기보다 일종의 토크콘서트였다. 유럽에서 귀국한 이튿날인 24일 서울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정명훈(60) 서울시향 예술감독은 기자들에게 1시간 여의 피아노 연주를 크리스마스 이브 선물로 안겨 줬다. 첫 피아노 독주 음반을 19일 독일 유명 레이블 ECM에서 발매한 것을 기념하는 간담회이기는 했지만 2곡만 연주하기로 예정된 자리였다. "손녀들에게 내 가슴에서 우러나온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ECM 프로듀서인 둘째 아들(정선)의 음반 녹음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마에스트로는 "아이들이 듣자마자 알 수 있는 곡"이라는 모차르트의 '작은별 변주곡'으로 연주를 시작했다. 그는 또 "피아니스트 활동을 중단한 지 오래돼 이제 아마추어라고 생각한다"며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아라베스크' 등 음반 수록곡을 선곡 이유에 대한 설명과 함께 들려 줬다.

1976년 미국 뉴욕 청소년 심포니를 지휘하면서 지휘자의 길로 들어선 뒤 명성을 쌓았지만, 7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2위에 입상하는 등 피아니스트로 먼저 세계 음악계에 얼굴을 알렸던 정 감독은 "여전히 피아노는 내 가장 친한 친구"라고 말했다. "처음 지휘할 때는 소리를 내지 않는데 어떻게 음악가라 할 수 있나 싶어 나 자신과 많이 싸워야 했어요. 지휘자가 된 건 순전히 아름다운 관현악곡이 많아서였는데, 피아니스트로 활동할 때 피아노와 종일 지내며 말도 잘 안 해서 지휘자로 전향하자 아내가 가장 좋아했죠."

아들의 제안과 더불어 그가 첫 피아노 솔로 음반 발매를 선뜻 결정한 또 다른 이유는 "대형 음반사의 녹음이 기계적인 인상이 강한 것과 달리 개인적인 느낌을 살려주는" ECM의 독특함 때문이다. 그는 슈베르트의 즉흥곡 E플랫 장조와 G플랫 장조를 들려 주며 "ECM설립자이자 프로듀서인 만프레드 아이허는 듣는 재능이 특별해 지난 7월 이탈리아 베니스 라 페니체극장에서 녹음할 때 내 생각과 정확히 일치되게 잘 연주된 곡을 골라 줬다"고 말했다.

지독했던 피아노 사랑의 기억이 새삼 떠오른 듯 정 감독은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차이콥스키 '가을 노래', 둘째 손녀를 위한 선물인 드뷔시의 '달빛', 누나 정경화를 위해 연주한 쇼팽의 '녹턴 C샤프 단조' 등 수록곡 10곡 중 9곡을 조금씩 들려 준 후 "한 번 시작하니 계속 치게 된다"며 녹음 후 음반에서 빠진 쇼팽의 발라드 1번까지 연주했다. "이번 녹음이 재미있어서 다음에는 쇼팽 곡으로 진짜 피아니스트로서 음반을 낼까 생각 중이에요. 물론 연습은 지금보다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네요."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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