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아베노믹스 때문에 한국과 일본 증시의 희비가 엇갈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유가증권시장 코스피지수 상승률(20일 기준)은 지난해 말 대비 0.7% 하락한 반면,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52.7% 급등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30위, 일본은 1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의 여파라고 설명했다. 일본이 막대한 자금을 시장에 쏟아 붓자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고, 엔저 효과를 본 일본 수출 대기업의 실적이 호전돼 주가가 올랐다는 것. 지난해 말 달러당 80엔대였던 엔ㆍ달러 환율은 현재 달러당 104엔이다. 지난달 말에는 일본 니케이225지수가 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은 엔저 공습에 따른 수출 타격 우려가 주가를 짓눌렀다. 일본과 수출경쟁 관계인 한국의 전기전자, 자동차 부문 대기업들이 엔저로 인해 가격경쟁력에서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연초부터 팽배했기 때문이다. 강현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초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엔화 가치가 급감하면서 한국 수출 기업들에 대한 실적 우려가 커졌다"며 "선행지표인 주가에 우려가 반영되면서 연중 내내 주가가 답보상태"라고 설명했다.
물론 국내 내수시장 위축과 가계부채 등도 주가 상승을 막은 요인이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베노믹스가 진행된 올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크게 나빠지지 않았지만 세계 경기침체로 인한 내수시장 부진,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이 더해지면서 주가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OECD 회원국 중 지수가 내려간 곳은 한국과 칠레(-13.6%) 터키(-11%) 체코(-5.9%) 멕시코(-3.5%) 등 5곳뿐이다. 일본에 이어 아일랜드(32.3%) 아이슬란드(25.9%) 핀란드(25.8%) 미국(23.8%) 순으로 주가 지수가 올랐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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