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3억원을 들이고도 부실시공으로 개통조차 못한 인천 월미은하레일이 관광용 레일바이크로 활용된다. 하지만 기존 모노레일 구조물 철거 등 매몰비용과 신규투자에 500억원이 추가로 소요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천교통공사는 23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미은하레일을 강원 정선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레일바이크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전문 엔지니어링사 기술조사와 시민 여론, 전문가 의견, 시스템 안전성과 신뢰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면서 "관광 상품성과 경제성을 반영한 결과 기존 시설을 활용한 전동, 수동 겸용 고급형 레일바이크로 활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교통공사는 가칭 '월미 스카이바이크'에 충돌·탈선 방지 장치를 설치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인근 차이나타운, 월미공원의 기존 관광 인프라를 벨트로 묶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경인선, 수인선과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교통공사는 스카이바이크 차량 구입과 새 궤도 설치 등에 추가로 들어가는 200억원은 민간 자본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지만 기존 레일 철거 등 매몰비용만 300억원에 이르는 등 총 500억원이 새로 소요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통공사는 내년 1월 민간사업자 공모를 거쳐 4월 중 사업자를 확정해 착공할 예정이다. 개통시기는 2016년으로 추정된다.
오홍식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시공사, 감리단을 상대로 제기한 272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하면 매몰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위한 법원의 하자 감정이 내년 1∼5월 중 예정돼 착공이 지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교통공사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월미은하레일을 새로운 시설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40.3%로 가장 많았고 '즉시 철거'가 26.2%, '고쳐 쓰자'가 23.8%로 뒤를 이었다. 활용방안은 레일바이크 53.2%, 모노레일 14.9% 등 순이었다. 관광·교통·철도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활용방안 평가위원회에서도 레일바이크를 1순위(2순위 모노레일)로 꼽았다.
한편 인천발전연구원이 지난해 조사한 2017년 기준 연간 추정수요는 레일바이크가 80만명(경제효과 110억원)으로 모노레일 68만명(90억원)보다 많았다.
인천역~월미도~인천역 6.1㎞ 구간을 순환하는 모노레일로 설계된 월미은하레일은 2009년 7월 개통 예정이었으나 안전성 문제로 개통이 무기한 연기된 뒤 활용방안이 모색돼왔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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