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대구FC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 7년여 만의 현장 복귀. 주변의 우려도 많았지만 프로축구 역대 최고령 감독의 눈빛은 매서웠다.
'승부사' 박종환(75) 감독이 프로축구 성남시민축구단(가칭) 초대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3일 성남시 중원구 여수동 청사에서 박 감독에게 계약 기간 3년의 임명장을 수여했다.
박 감독은 7년간 현장을 떠나있던 탓에 현대 축구의 흐름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의식한 듯 "굉장히 염려하는 분들도 많지만 내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면 감독직을 수락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모든 시민이 좋아하는 축구를 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그는 "공백 기간 공부를 많이 했다. 과거보다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박 감독은 성남시민축구단에서 소통과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벌떼 축구'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세상이 바뀌었다. 지금은 선수에게 손을 댄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나이 차이가 많아지니까 선수들이 더 사랑스럽고 귀엽게 보인다. 가까이 다가서서 소통하는 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박 감독은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이 하는 스포츠"라면서 "상대보다 한 발짝 더 뛰고 90분 내내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체력을 키우려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7년간 규칙이 바뀐 게 없다. 축구는 변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벌떼 축구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K리그 역대 최고령 감독이 된 박 감독은 "프로축구 30년간 선수들의 수준이 굉장히 많이 올라갔지만, 젊은 지도자들이 선수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를 매끄럽게 풀어가지 못하는 팀이 많다. 감독과 코치가 너무 어려서 경험이 부족한 탓"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선수단에 큰 변화 없이도 팀을 상위권에 올려놓을 수 있다"며 "공격적이고 공수를 나누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로 경기에 임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온다. K리그에 모범이 되는 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지난 1983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현 FIFA U-20 월드컵) 대표팀 감독으로 한국의 사상 첫 4강 진출 신화를 이뤄냈다. 강한 체력과 스피드, 조직력을 앞세운 축구 스타일로 '벌떼 축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서는 성남 일화 감독을 맡아 1993년부터 3시즌 동안 K리그 사상 첫 3연패를 달성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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