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업 중 유일하게 진행하는 사회공헌활동인 삼성의 시각안내견 사업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개를 좋아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처음 시작한 안내견 사업은 시각장애인의 눈 역할을 해 줄 안내견을 훈련시켜 무상으로 기증하는 사회공헌활동이다. 1994년 4월에 첫 안내견을 배출한 이래 20년 동안 매년 10마리 내외의 안내견을 무상 기증해 지금까지 총 164마리가 시각장애인의 눈이 돼주었다.
안내견 사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개 한 마리가 훈련을 받고 제대로 된 안내견 노릇을 하려면 평균 2년의 훈련을 거쳐야 한다. 시각장애인의 안전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훈련 과정이 까다로워 합격률이 30%에 불과하다. 들어가는 비용만 1마리당 1억원 정도로, 연간 10마리의 안내견이 나오려면 10억원이 투자된다.
이 회장이 이처럼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안내견 사업을 시작한 것은 국내의 보신탕 등 식용으로 개를 먹는 문화가 해외에서 국가 및 사업에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해 반한(反韓) 활동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1988년 프랑스 여배우 브리짓 바르도는 보신탕을 이유로 서울올림픽 보이콧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삼성에서는 안내견 사업이 국가의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의 안내견 사업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총회가 한국에서 열렸고,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이 공로상을 받았다. 삼성 관계자는 “안내견 사업은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23일 안내견 사업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서울 을지로 삼성화재 대강당에서 갖고 전용배 삼성화재 부사장, 안내견 위탁 운영을 맡은 조병학 삼성에버랜드 상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각장애인 6명에게 안내견을 기증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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