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계열 지방은행인 경남은행 및 광주은행 매각 본입찰에 각각 세 곳이 응찰했다. 일단 흥행에는 성공했다는 평가지만, 지역 정서와 인수후보 자격 문제,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논리가 뒤섞여 있어 최종 인수자 결정까지는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우리금융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실시한 경남은행 매각 본입찰에 BS금융과 경은사랑컨소시엄, 기업은행 등 세 곳이 참여했다. 함께 실시한 광주은행 매각 본입찰에도 JB금융과 신한금융지주, BS금융 등 세 곳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금융권에서는 경남은행의 향방은 BS금융과 경은사랑컨소시엄의 대결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어서 우리금융 민영화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아 경쟁에서 뒤쳐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지역정서냐 자격요건 충족이냐를 놓고 논란이 예고돼 있다.
BS금융은 투뱅크 체제 유지와 직원 완전고용 보장 등을 조건으로 내건데다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역 기반이 취약하다. 경남 지역 상공인뿐 아니라 도민, 정치권까지 나서 경남은행의 지역환원을 지지하고 있어 정부나 BS금융에 모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지역정서 측면에서 유리한 경은사랑컨소시엄도 낙관하기 힘들다. 경은사랑컨소시엄은 경남ㆍ울산지역 상공인과 경남은행 우리사주조합,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DG금융까지 합세해 명분은 앞서 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은행 인수에 제약이 있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라는 점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위반 논란은 평가과정이 시작되기도 전에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광주은행 매각 역시 자금력을 앞세운 신한금융과 지역환원을 명분으로 내건 JB금융의 양자 대결로 압축될 전망. BS금융은 경남은행 인수를 1순위로 두고 있는데다 전라도 지역 기반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뒤쳐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광주은행 인수전은 인수 가격과 노조 반발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인수가를 각각 1조~1조1,000억원, 9,000억~1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본입찰 마감 결과를 토대로 이달 중으로 두 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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