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윤재필)는 23일 가짜 선불금 채권(속칭 마이낑)을 담보로 저축은행에서 100억원 이상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전국구 폭력조직인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63)씨를 구속기소하고 사기행각에 관여한 김모(52)씨 등 3명도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2010년 8월 서울 강남구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면서 종업원 명의로 된 허위 선불금 채권을 제일저축은행에 제출해 30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다. 조씨는 자신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바지 사장'을 앞세워 유흥업소를 인수했으며, 업소 종업원으로 가장한 22명을 내세워 대출을 신청했다. 대출 받은 돈 중 일부는 허위 서류 작성자를 모집한 사채업자 및 대출 신청 명의 대여자인 바지사장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됐다.
검찰 조사 결과 조씨 등은 종업원들이 업소에서 선불금을 받아 쓴 뒤 작성하는 보증서를 속칭하는 '마이낑'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이를 담보로 운영자금 명목으로 대출을 받았다. 제2금융권에서 한때 새 고객 확보 차원에서 내놓은 '마이낑' 대출 상품을 악용한 것이다. 조씨의 후계자로 지목된 김씨도 강남에 유흥주점 3곳을 운영하면서 72억원을 대출 받았다.
조씨와 김씨는 편취한 대출금을 유흥업소 인수 및 운영자금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으며, 은행에 원금을 갚지 않고 업소를 폐업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필리핀으로 달아난 조씨는 2년 6개월간의 도피생활 끝에 지난달 26일 현지 카지노에서 붙잡혀 국내로 송환됐다. 조씨는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1995년까지 15년 동안 수감생활을 했으며 출소 후에도 최근까지 마약과 도박, 공갈 등의 범행으로 여러 차례 감방을 들락거렸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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