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에 자생하는 명품 소나무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고성경찰서는 23일 조경용 소나무를 훔친 혐의(특가법 산림 절도 등)로 조경업자 이모(40)씨를 구속하고 임모(55)씨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고성군 거진읍 산북리와 간성읍 탑동리 일대 야산에서 70~140년생 소나무 18그루를 불법으로 파내 밀반출하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 등은 거진읍 등 14개 마을의 공동 소유인 자생 소나무를 굴취한 뒤 대형 썰매를 이용해 산 아래로 이동시켜 화물차량에 옮겨 실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작업조 운송, 망잡이 등 역할을 나누는 치밀함을 보였고 조경용 소나무를 얻기 위해 주변 나무들은 베어버렸다. 이씨 등은 취ㆍ반출된 소나무를 그루당 400만원에서 최고 4,000만원까지 팔아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소나무 불법 굴취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강원도내 시군과 경찰 등에 따르면 매년 양양군과 고성군 등 동해안 일대 산림에서 20여 건 가량의 불법 굴취 현장이 적발되고 있다. 대부분이 하늘을 찌를 듯 곧은 자태로 금강송과 해송 등이 조경용으로 비싸게 팔리는 것을 노렸다. 2006년 이후 이 같은 불법행위로 훼손된 산지 면적이 200ha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로 소실된 면적의 두 배가 넘는다.
소나무 불법 굴취 행위에 대한 처벌수위가 낮아 불법행위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불법으로 빼돌린 소나무 가격이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경우가 많아 ‘2, 300만원의 벌금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소나무 굴취 현장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조경업자들의 불법매매를 집중 단속해 산림훼손 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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