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서해산 대구'가 대세다. 겨울철 탕거리 대표 생선으로 과거 동해와 남해에서 주로 잡히던 대구가 바닷물 온도 변화로 이젠 서해에서 주로 잡히게 된 것이다.
22일 롯데마트가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 자료를 토대로 최근 5년간 대구 어획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 해부터 '서해 대구'어획량이 '동ㆍ남해 대구'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서해에서 잡힌 대구는 486만5,497㎏. 동ㆍ남해에서 잡힌 어획량(253만7,396㎏)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전체 대구 어획량 가운데 서해 대구의 비중은 2010년 16.6%에 머무르던 것이 올해는 65.7%로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주된 해역변화는 이상 기후로 인한 서해 수온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다. 원래 서해 대구는 겨울철 산란기가 되면 좀 더 따뜻한 중국 해역으로 이동하는데, 올해는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이 높아져 이동이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12월에는 어획량이 줄어야 정상이지만, 지금까지 계속 대구가 잡히고 있다. 실제로 12월 서해 대구 어획량은 98만4,830㎏으로 동ㆍ남해 대구(85만901㎏)보다도 많다. 여기엔 최근 군산 앞바다 부근에 새로운 대구 어군이 발견된 것도 어획량 상승에 한 몫하고 있다.
이용호 롯데마트 수산 상품기획자는 "과거 겨울철 탕거리의 대표는 생태와 동태였지만 최근엔 잘 잡히지 않아 이젠 대구가 잘 팔리고 있다"면서 "서해 대구의 어획량은 지속적으로 동ㆍ남해안 대구를 앞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온 변화로 인한 어류지도의 변화는 대구뿐 아니라 명태, 오징어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1968년부터 2010년까지 43년간 해양관측을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 주변 해양 표층수온은 1.29도 상승해 세계 평균의 3배가 넘었다. 그 결과 ▦명태 도루묵 등 냉수성 어종의 생산량은 줄고 ▦오징어 멸치 참다랑어 등 난류성 어종의 생산이 늘고 있다.
7~8월 남쪽에서 올라오는 동한난류를 따라 이동하는 오징어는 올해 동한난류가 약해지며 동해가 아닌 제주도와 서해에서 잡혔고, 동해 수온이 내려가는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북한 한류를 따라 내려오는 동해안의 또 다른 대표 생선인 명태는 5년 전부터 아예 자취를 감췄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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