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새추위)'가 공식 발족한 뒤 지지율에서 민주당을 따돌리고 새누리당까지 위협하고 있어 지방선거를 새누리당 민주당과 함께 3자 정립 구도에서 치를 수 있다는 때이른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안철수 신당은 우선 민주당과 야권 주도권 다툼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안 의원이 26일 광주에서 신당설명회를 갖는 등 호남 공략에 나서면서 민주당과의 기싸움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광주는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바람'의 진원지였고 지난 대선에서도 '안풍(안철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는 점에서 신당의 성공여부는 호남 민심에 달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는 안 의원의 거침없는 행보를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0일 발표한 조사에서 신당 지지율은 32%로 민주당(10%)의 세 배에 이른다. 새누리당(35%)에도 불과 3%포인트 차로 육박했다. 이에 새추위 금태섭 대변인은 "높은 지지율에 아직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 지방선거에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될 생각으로 돌풍을 일으킬 생각"이라며 한층 고무됐다. 이러자 정치권에서는 "신당이 출범하기도 전에 '3당 체제'로 재편된 셈"이라는 촌평이 쏟아졌다.
때문에 민주당 안팎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 광주와 전북의 경우 일부 현지언론 여론조사에서 기존 단체장이 안 의원 측 가상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자 박지원 의원이 "광주ㆍ전남북에서 광역단체장 1~2개를 안철수 쪽에 내준다면 민주당은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직후 야권 지각변동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호남과 수도권에서 민주당 기반을 잠식한 뒤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을 상대로 '통큰 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비해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연초부터 공천혁신 등 당 개혁이슈 등을 제시하면서 야권연대 분위기를 띄울 것이란 관측도 뒤따른다.
신당의 부상은 새누리당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홍문종 사무총장이 22일 야권연대를 겨냥해 "제1야당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는 초라한 모습"이라며 민주당을 공격한 것이나 김세연 사무부총장이 "안철수 신당 지지는 일시적 '신차 효과'"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한 것 모두 신당의 영향력을 경계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권을 잡기 위한 물밑 경쟁까지 서서히 막을 올리면서 '대대적인 혁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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