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카스트로(82)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우리의 독립성과 자기결정권만 지킬 수 있다면 언제고 미국과 문명화한 교류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카스트로 의장은 21일(현지시간) 쿠바 의회 폐회 연설에서 "미국이 정말 양국 관계의 발전을 원한다면 서로 차이를 존중하고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카스트로 의장의 발언은 10일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영결식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악수한 이후 공식석상에서 내놓은 첫 언급으로 양국이 상대 체제 불간섭을 조건으로 교류하자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카스트로 의장은 "우리는 미국에 정치ㆍ사회 체제의 변화를 요구한 적이 없다"며 체제 보장을 강력히 요구했다.
쿠바와 미국은 1959년 쿠바혁명 이후 55년간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1962년부터 공산주의 혁명 수출 국가인 쿠바에 정치ㆍ경제 제재를 가했고 이로 인해 쿠바는 국제적으로 고립돼 경제가 극도로 악화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경제를 일부 받아들이고 자국민의 해외여행을 자유화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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