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성남장애인복합사업장. 성남지역 장애인들의 교육과 직업재활을 위한 이 보금자리에서 한국수력원자력과 협력업체 직원 20여명(행복나눔조)은 아주 특별한 송년회를 보냈다. 장애인들이 종량제 봉투와 양말 등을 만드는 작업을 돕고, 퇴근 시간 이후에는 공장 환경미화 활동을 하면서 나눔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봤다.
총 60여명으로 구성된 한수원 봉사단이 이날 찾은 곳은 모두 3곳. ‘희망나눔조’는 장애아동복지시설인 서울 암사동 암사재활원을, ‘사랑나눔조’는 독거노인을 돌보는 시설인 인천 만수동 모니카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직원들이 매달 모금한 ‘러브 펀드’(Love Fund)로 마련한 난방용품을 전달하고 후원금도 기탁했다. 암사재활원을 찾은 직원 오영택씨는 “무엇보다 장애아동들한테 희망을 나눠줄 수 있었다는 게 기쁘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맺은 인연이 앞으로도 계속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수원은 이와 같이 어려운 이웃들한테 온정을 전달하는 것으로 올해 송년행사를 대체하기로 했다.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태, 원자력발전소의 잇따른 가동 중단 등으로 인해 유난히도 힘들었던 올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만이 위기 극복의 지름길이라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원자력과 수력, 양수발전 등으로 국내 전력의 약 32%를 생산하고 있는 한수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발전회사다. 이에 걸맞도록 사회공헌 활동도 다채롭게 펼치면서 국민행복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2009년부터 시작된 ‘아인슈타인 프로젝트’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4개 원자력발전본부(고리 영광 월성 울진) 주변 지역 학생들한테 교육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우수대학생 40여명을 선발, 초ㆍ중ㆍ고교생 300여명에게 학습지도와 진로상담 등 멘토링을 해 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재능기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공학한림원과 함께 개설하는 ‘주니어 공학기술교실’도 눈에 띈다. 매년 상ㆍ하반기 2회씩 사내 자원봉사교사 60여명이 멘토로 참여한다. 또 자매결연을 맺은 전국 36개 지역아동센터를 상대로 임직원들이 계절별 문화여행, 스키 등 체험활동, 영어ㆍ수학 학습지도 등도 해 주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인재 육성이야말로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사회 공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원 의료봉사대의 ‘농어민 건강 서포터즈’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발전소 주변 논ㆍ어촌 마을을 방문해 무료 건강검진과 필수 의약품 지원은 물론, 혈액검사와 간기능 검사, 갑상선 초음파 검사, 골밀도 검사 등의 서비스도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 의료복지 수준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수혜 인원도 매년 3,000여명에 달한다.
‘민들레 홀씨기금’은 나눔활동의 재원으로 쓰이는 러브 펀드다. 임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급여의 일정 부분을 공제해 후원금을 모금하면 회사도 액수에 비례해 일정액을 지원하는 ‘매칭 그랜트’방식으로 조성된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행복 더함 희망나래’ 협약을 맺고, 전국 3,600개 지역아동센터 중 학습환경이 열악한 곳을 선정해 작은 도서관 건립, 냉ㆍ난방시설 및 공부방 개선 등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11인승 차량 25대를 도서벽지 시설에 제공해 어린이들의 통학과 문화체험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사회적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원전 2기 건설에는 약 4,000여명의 기능 인력이 필요한데 현재 국내 원전 건설은 물론, 향후 해외원전 사업 지원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이에 한수원은 체계적인 원전 기능인력 양성은 물론, 농어촌 취약계층에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2011년 경북 경주시와 ‘글로벌 원전 기능인력 양성사업단(GNTC)’을 설립했다. GNTC는 발전소 지역 주민을 교육대상 1순위로 정하고 기술 교육 외에도 언어ㆍ외국문화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그 동안의 성과를 분석 진단하고 회사 고유의 사회공헌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사회공헌 추진전략 3.0’을 수립했다”며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사회책임경영을 통해 국민한테 신뢰받는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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