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심장질환이 뇌혈관질환을 누르고 한국인 사망 원인 2위에 올랐다.
20일 보건복지부의 '2013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사망자의 원인별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암(악성신생물) 사망률이 인구 10만명당 146.5명으로 가장 높았고 심장질환이 52.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전년도까지 줄곧 사망 원인 2위였던 뇌혈관질환은 51.1명으로 3위로 밀려났다. 4~6위는 자살(28.1명)과 당뇨병(23.0명), 운수사고(12.9명ㆍ항공 선박을 포함한 교통사고) 순이었다.
심장질환이란 심장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이상이 생기는 심혈관질환을 비롯 심부전증, 고혈압성 심질환 등을 포함하며 최근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심장질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허혈성 심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79만명으로 2003년에 비해 58.4%나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결과에서도 심혈관질환 진료 환자는 2006년 449만2,000명에서 2010년 574만6,000명으로 연평균 6.3% 증가했다. 성별 분포를 보면 50대 이하에서는 남성 환자가 많지만 60대 이상부터는 여성이 많고 특히 80대 이상에서는 여성 환자수가 남성의 2.6배에 달했다. 이는 혈관 보호기능을 하는 여성호르몬이 폐경 이후에는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장질환자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고령화로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전동운 건보공단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콜레스테롤 증가로 혈액에 노폐물이 쌓여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데다 고령화로 고혈압, 당뇨병을 앓는 만성질환자도 늘어나 심장질환의 발병률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고혈압 등 만성질환은 관상동맥 경화를 촉진시켜 심장질환 위험도를 높인다.
전 교수는 "최근 응급치료기술 발달로 신속하게 심근경색 치료를 받는 환자가 늘긴 했지만 여전히 사망자가 많다"며 "동물성 지방이나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등푸른 생선을 먹는 등 식습관을 바꾸고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예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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