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매튜 매커너히의 인기는 그다지 뜨겁지 않다. '사하라'(2005)나 '사랑보다 황금'(2008) 등 그가 출연한 블록버스터는 한국에서 큰 재미를 못 봤다. 하지만 그는 할리우드의 일급 스타 중 한 명이다. 예술성 짙은 작은 영화보다 상업성 풀풀 풍기는 대작이 더 잘 어울리는 배우다.
올해 한국에서 개봉한 매커너히의 출연작들은 돈 되는 영화에 주로 출연할 법한 그의 이미지를 완연히 탈색시킨다. '페이퍼 보이: 사형수의 편지'와 '머드'는 예술성에 방점을 찍는 독립영화들이다. '페이퍼 보이'는 미국에서 가장 빼어난 독립영화 감독으로 평가 받는 리 다니엘스의 작품이다. '머드'의 제프 니콜스 감독은 독립영화계의 무서운 신예다. 두 영화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상업적 이미지를 바꾸려는 매커너히의 노력은 일단 합격점이라 할 수 있다.
19일부터 주문형비디오(VOD)로도 즐길 수 있는 '머드'는 매커너히가 단단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임을 웅변하는 영화다. 미시시피 강변의 거친 풍광을 배경으로 사내들의 진한 우정과 순정 어린 사랑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매커너히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살인을 저지른 뒤 도망자로 전락한 사나이 머드를 연기한다. 그는 미국 남부 사내의 마초적인 외모로 소년들과 따스한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야성 어린 연기로 그려낸다.
'머드'는 상업적인 재미도 갖추고 있는 영화이나 극장 흥행(19일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2만8,310명)에선 큰 재미를 못 보고 있다. 15세 이상.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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