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부문 본심에 올라온 책은 기획 의도가 좋은 책들과 잘 만들어진 책들이다. 물론 두 특성이 잘 결합되면 최상일 것이다. 그러나 기획 의도도 좋고 잘 만들어진 최상의 한 권을 골라내기란 무척 어려웠다. 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직접 찾아 인터뷰한 참신한 기획인 데다 저자의 공력과 편집자의 정성도 돋보였지만 책머리의 과도한 추천사가 책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잘 만들어진 몇 권의 책에는 '찾아보기'가 없는 '불구'의 책이 여러 권 있었다. 글의 연속성을 구조로 보여주는 것이 '차례'라면 연속성을 하나하나 보여주는 것이 '찾아보기'다. '찾아보기'는 정보화 시대에 종이책이 갖는 최고의 장점 중 하나다. 요즘 편집자들은 '찾아보기'가 있으면 어려운 학술서로 보아 빼버리는 것을 일종의 트렌드로 여긴다는 것이 본선에 오른 책들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는 잘 만든 책은 아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교육 현실에 균열을 일으키고자 하는 기획이 돋보였다. 이런 책을 연속적으로 펴낼 수 있는 '협동조합' 형태의 시스템을 갖춘 출판사와, 세상의 부속품이기를 거부하고 삶의 주체가 되겠다는 의지가 확실히 드러나는 글을 쓴 청년 활동가들을 격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은 하찮게 버려지는 고서들에 생명을 불어넣은 저자의 공력과 글과 사진이 돋보였다. 하지만 저자의 공력에 비해 편집의 한계가 일부 노출됐다. 따라서 심사위원들은 장시간 논의 끝에 두 책을 공동수상작으로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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