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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양적완화 축소 착수] '헬리콥터 벤' 후임 옐런 위해 결자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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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양적완화 축소 착수] '헬리콥터 벤' 후임 옐런 위해 결자해지

입력
2013.12.1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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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60)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임기 중 마지막 기자회견을 갖고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발표하자 '헬리콥터 벤의 결자해지'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비상시국에서 '헬리콥터로 달러를 뿌린다'는 뜻의 별명을 얻을 만큼 적극적 부양책을 써온 그가 내년 1월 말 퇴임을 앞두고 연준 기능을 정상화할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석좌교수는 "버냉키가 물러나면서 후임자의 부담을 덜어주려 총대를 멘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반면 파이낸셜타임스는 버냉키가 테이퍼링 일정과 상충되는 내용의 초저금리 기조 유지 방침을 구체적으로 밝혀 후임자인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이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해석을 내놨다. 버냉키는 그러나 "옐런 부의장과 긴밀히 협의해 전적인 지지를 얻은 결정"이라며 이 같은 해석들을 부인했다.

물론 버냉키가 5년 만에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수 있었던 근본 요인은 미국 경기의 회복세다. 그가 올해 6월 테이퍼링 시행의 3대 요건으로 제시한 고용,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가운데 물가를 뺀 나머지는 목표치에 근접한 상황이다. 버냉키는 기자회견에서 "본격적인 경제 회복을 위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이번 결정은 경제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의 천문학적 자산매입 규모를 우려한 의회의 압박도 버냉키의 결단을 재촉했다. 연준을 관할하는 하원 금융위원회의 제프 헨사링 위원장은 최근 "연준 정책을 본격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했고, 상원 금융위원장을 지낸 공화당 중진 리처드 셸비 의원도 "연준의 전례 없는 초완화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촉발될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는 3조9,900억달러다. 3차 양적완화가 시작된 지난해 9월에 비해 1조1,700억달러가 증가한 규모로 연방정부 부채(16조7,000억달러)의 20%를 상회한다.

2006년부터 두 차례 연임하며 연준을 이끈 버냉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의 소방수 역할을 해왔다. 2009년 이래 세 차례 양적완화를 단행하며 공격적인 부양정책을 펴온 버냉키의 공과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과감한 통화 확대로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대 경제위기를 무난하게 넘겼고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통화정책의 투명성을 높였다는 호평 한편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도 확실한 경제회복을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버냉키는 퇴임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당분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자택으로 돌아가는 대신 워싱턴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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