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1년째 나눔 홀씨 퍼트리는 '민들레국수집' 주인 서영남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1년째 나눔 홀씨 퍼트리는 '민들레국수집' 주인 서영남씨

입력
2013.12.19 12:02
0 0

"사랑은 받을 때 보다 줄 때 그 의미가 더 커진다고 생각해요."

인천 달동네인 동구 화수동의 고개 마루엔 11년째 특별한 사랑을 실천하는 식당이 있다. 주인 서영남(60)씨가 운영하는 무료식당 '민들레국수집'이다.

민들레국수집은 목요일과 금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하루에 식당을 찾는 사람은 평균 400~500명. 이들은 대부분 노숙하거나 쪽방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이다. 손님들에게 음식값을 전혀 받지 않고 11년 동안 식당을 꾸려온 서씨는 "가난한 이들과 나누는 기쁨 때문에 시작한 일"이라면서 "쌀이나 찬거리가 끊길만하면 어김없이 이어지는 온정으로 한 끼도 거르지 않고 10여 년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25년을 천주교 성직자로 살다 가난하고 굶주린 이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수도원을 나와 거리로 나선 서씨는 식당 외에도 노숙인들을 위한 전국 최초의 문화공간 '민들레 희망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국숫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이 센터는 노숙인들에게 휴식, 목욕, 독서, 직업상담 등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회원 수는 1,600여명으로 하루 평균 이용자가 150여명에 이른다.

서씨의 '무소유 사랑'에 감동한 가족들도 힘을 보태며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서씨의 딸 모니카는 100여명의 달동네 아이들이 공부를 하는 공부방 '민들레 꿈'을 운영하고 아내 베로니카는 의류와 신발을 기부 받아 노숙인들에게 입을 거리를 챙겨주는 '민들레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민들레가게는 회원수가 1,400여명에 이를 만큼 수년째 성업 중이다.

쉼 없는 행보에 고단할 법도 하지만 서씨는 요즘 필리핀 마닐라 등의 빈민촌 3곳에 민들레국수집 개점을 준비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진 자가 동정하고 베풀듯 약한 자들을 대해선 안 되요. 가장 힘 없고 가난한 사람이 귀빈으로 대접받을 수 있을 때까지 나눔을 계속할 겁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