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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베커를 코치 깜짝 영입… 조코비치, 하필 이 시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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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베커를 코치 깜짝 영입… 조코비치, 하필 이 시점에?

입력
2013.12.1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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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 조코비치(26ㆍ세르비아)가 보리스 베커(46ㆍ독일)를 새로운 수석코치로 영입했다. 조코비치는 19일(한국시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베커는 진정한 테니스의 전설"이라며 "그의 해박한 지식과 경험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베커도 "다른 코치진들과 함께 조코비치의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이하 SI)는 '조코비치와 베커의 파트너십에 대한 5가지 의문'이란 장문의 기사를 게재해 조목조목 짚었다.

SI는 '왜 하필 지금이냐'며 베커의 영입시점에 대해 가장 먼저 '태클'을 걸었다. SI는 조코비치가 베커를 영입한 것은 모두를 놀라게 했지만 베커는 이전에 코치로서 명성을 쌓은 적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앤디 머레이(26ㆍ영국)와 이반 렌들(53ㆍ미국)코치의 조합을 들었다. SI는 머레이가 렌들에게 손을 내밀었던 2011년은 자신의 첫 메이저 대회 우승컵이 간절했을 때다. 그러나 조코비치의 경우는 다르다. 그는 이미 마리안 바다(48ㆍ슬로바키아) 코치와 2006년부터 7년간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왔다. 물론 올 시즌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 조코비치가 라파엘 나달(27ㆍ스페인)에게 패배했지만 이후 나달을 두 차례나 꺾는 등 24연승을 구가하고 있다. 이는 내년 시즌을 맞아 조코비치가 코치진을 개편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베커와의 파트너십은 불필요한 도박처럼 비쳐진다.

이에 대해 테니스 전문 인터넷 사이트 '테니스 닷컴' 분석가 피트 보도(64)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마리안 바다가 7년 동안 조코비치와 함께 하면서 녹초가 된듯하다고 말했다. 최근 2년간 조코비치가 투어대회를 소화하는 동안 바다는 몇 주 동안 가족들과 집에서 휴식을 보내기도 했다는 것이다.

트위터에서 팬들은 조코비치의 결정이 흥미롭지만 위험부담이 높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샤라포바와 코너스의 재판(再版)?

SI는 조코비치-베커의 조합은 머레이-렌들의 조합과는 성질이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렌들은 머레이가 메이저우승컵이 없을 때 손을 잡아, 완벽하게 성공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이미 6개의 메이저 챔피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다만 프랑스오픈 우승컵이 없어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대열에 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베커 역시 프랑스오픈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머레이-렌들의 파트너십은 두 사람 모두 각광받은 것에 무신경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런 이유로 그들은 테니스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주목 받기를 원하는 천성적인 엔터테이너다. 베커가 그런 조코비치를 잘 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멘탈측면에서 조코비치에게 도움?

베커는 테니스 전술은 물론, 기술적으로도 큰 유명세가 없다. 다만 그는 현역시절 메이저 단식 챔피언에 7번 오르는 등 코트에서 화끈한 플레이어였다. 이점은 조코비치와 닮음 꼴이다. 베커의 거친 킬러본능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올시즌 3분기까지 조코비치에겐 그런 킬러본능을 찾을 수 없었다. 프랑스오픈 준결승 나달과의 4세트에서 4-2로 앞서다가 패배한 것과, 파리바오픈에서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25ㆍ아르헨티나)를 상대로 3세트 3-0으로, 승기를 잡았으나 뒤집어 진 경우가 대표적이다.

베커, 연중 투어 소화할 수 있는가

베커는 메이저대회는 물론 각종 투어대회를 뛰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46세의 베커가 체력적으로 준비가 돼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는 최근 10년간 영국 BBC방송 테니스 해설위원과 포커와 도박회사들의 대변인을 맡았다. 그런 그가 조코비치의 풀타임 코치로 나선 것은 놀라운 변신이다. 베커가 호주오픈이 열리는 멜버른의 뜨거운 태양아래 수건을 둘러메고 4시간 이상 진행되는 조코비치의 경기를 지켜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서유럽에 조코비치 이미지 높일까

일정 지역에 새로운 브랜드를 구축할 때 그 지역 스타와 제휴하면 적지 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베커는 조코비치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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