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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다고 하루 종일 핫팩?… 피부에 직접 오래 닿으면 저온 화상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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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다고 하루 종일 핫팩?… 피부에 직접 오래 닿으면 저온 화상 위험!

입력
2013.12.1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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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로 뚝 떨어진 기온에도 어김 없이 주말 등산을 즐기기 위해 40대 회사원 김모씨는 편의점에서 핫팩을 샀다. 배와 허리에 각각 하나씩 붙이니 뜨뜻한 게 추위쯤이야 싹 잊고 산에 오를 수 있었다. 등산을 마치고 집에 와 씻으려고 핫팩을 떼어내자 이게 웬걸, 김씨는 깜짝 놀랐다. 핫팩을 붙였던 부위가 전체적으로 벌겋게 달아오르고 군데군데 작은 물집까지 잡혀 있었던 것이다. 혹시나 하고 병원에 가본 김씨는 놀랍게도 2도 화상 진단을 받았다.

핫팩이나 찜질팩, 전기매트, 온수매트 등 한겨울 추위를 피하려고 흔히 쓰는 보온 제품들에 자칫 피부를 델 수 있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정해진 사용법을 지켜 지나치게 쓰지 않는 게 좋다고 전문의들은 권한다.

김씨가 핫팩 몇 개 붙였을 뿐인데 화상까지 입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너무 오래 붙이고 있었던 데다 피부에 직접 대 놓았기 때문이다. 제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핫팩은 40~70도 정도로 발열한다. 처음 개봉해 흔들어 열을 내면 70도 가까이 온도가 올라가다 차츰 낮아져 보통 40~50도를 유지한다. 목욕물 온도와 비슷하니 이 정도로 무슨 화상까지야, 싶을 수 있다.

사실 맞다. 바로 화상을 입기엔 낮은 온도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40~50도에 피부가 2시간 이상 닿아있으면 열이 서서히 계속 가해지면서 피부를 구성하는 단백질에 변화가 생긴다. 피부가 상한다는 얘기다. 사람 피부는 44도의 온도에는 1시간, 50도에는 3분, 60도엔 8초 이상 노출되면 단백질이 파괴되기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현상이 바로 '저온 화상'이다. 전기장판을 비롯한 각종 온열기구에 피부를 오랫동안 대고 있거나 난로 가까이에 장시간 머물러도 저온 화상을 입을 우려가 있다.

저온 화상의 대부분은 피부 가장 바깥층인 표피만 상하는 1도 화상에 그치지만, 심하면 피부 안쪽 진피나 피하 조직까지 손상되는 2도, 3도 화상으로 진행돼 흉터까지 남을 수도 있다. 피부 속에는 콜라겐이라는 단백질이 있어 조직을 지지해준다. 건물로 치면 철근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화상을 입으면 콜라겐이 갑자기 많이 만들어지면서 단단하게 뭉쳐 흉터를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땀샘이나 땀구멍, 혈관 등 피부의 정상 조직들이 파괴되기도 한다.

화상 하면 대부분 100도 안팎의 아주 뜨거운 열 때문에 바로 피부가 상하는 '고온 화상'을 생각한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저온과 고온 화상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증상을 자각할 수 있느냐다"라고 설명했다. 고온 화상을 입으면 아주 심한 통증을 느끼지만, 저온 화상은 대개 상당히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뿐 아픈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유독 예민한 사람이 아니면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다. 그래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자신도 모르게 화상 부위를 방치하게 돼 손상이 더 커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고온 화상을 입으면 곧바로 덴 부위를 흐르는 찬물에 씻어 식혀주는 게 좋다. 그러나 저온 화상은 이미 열에 오래 노출된 탓에 화상이 생긴 지 한참 지난 상태기 때문에 아무리 찬물로 식혀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핫팩이나 전기매트 등을 쓴 뒤 피부가 붉어지거나 얼룩덜룩해졌다면 바로 사용을 중단하고 보습 로션을 발라주거나 피부 진정용 약 또는 물을 묻힌 거즈를 화상 부위에 올려두는 게 좋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피부건조증도 조심해야 한다. 보온 제품이나 온열 기구를 자주, 오래 쓰다 보면 피부가 수분을 빼앗겨 메마르고 거칠어지면서 잔주름도 많이 생긴다. 아예 갈라지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세수나 샤워 빈도를 줄이고 보습제를 사용한다. 특히 피부가 약하거나 보습력이 낮은 어린이와 고령자,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피부건조증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다.

강 원장은 "저온 화상이나 피부건조증 등을 피하려면 핫팩이나 전기매트 등이 맨살에 직접 닿지 않게 하고, 난로는 적어도 1m 떨어진 곳에 두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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