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18일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재판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횡령 공모 혐의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설범식)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대표는 "최태원 회장이 상속재산 분배와 그룹 지배권 강화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김 전 고문을 통해 선물ㆍ옵션 투자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가족들이 최 회장을 경영자 대표로 추대하기로 결정한 대신 최 회장은 최재원 부회장 등 형제들에게 책임지고 보상을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 전 고문이 1998년 초 최 회장으로부터 120억원을 투자 받아 그 해 말까지 1,500억원으로 불려줬고, 최 회장은 그 돈으로 상속세 문제를 해결한 뒤 김 전 고문을 신뢰하게 됐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의 이 같은 진술은 펀드 투자를 위해 선지급된 계열사 자금이 최 회장 형제 모르게 김 전 고문에게 송금됐고 이는 개인적 금전 거래일뿐이라는 변호인 주장과 배치된다. SK 측은 이에 대해 "최 회장은 경영권 안정화 차원에서 현금 확보를 위해 선물 투자를 했을 뿐 동생에게 재산을 나눠주려 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19일로 예정된 다음 재판에서는 최 회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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