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을 앞두고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무엇보다 남자 배구 최고의 리베로인 여오현을 자유계약선수(FA)로 데려오면서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가 한결 나아질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여오현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디그를 잡아낸 현대캐피탈이 러시앤캐시를 꺾고 2위로 도약했다. 현대캐피탈은 18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3~14 NH농협 V리그 2라운드 러시앤캐시와의 경기에서 3-0(25-23 25-19 25-19) 완승을 거뒀다. 승점 24(8승4패)를 쌓은 현대캐피탈은 우리카드(9승3패ㆍ승점 23)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최하위 러시앤캐시는 10패(2승ㆍ승점 8)째를 당했다.
경기 전까지 최근 3경기에서 2승을 거뒀던 러시앤캐시는 패기를 앞세워 현대캐피탈을 압박했다. 송명근, 아르파드 바로티를 앞세운 러시앤캐시는 1세트 중반까지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가장 중요한 순간 여오현의 진가가 드러났다. 승부처였던 23-23에서 상대 바로티의 오픈 공격을 몸을 던져 걷어 올렸고 권영민이 올린 토스를 리버만 아가메즈가 강력한 스파이크로 마무리 지었다. 순식간에 분위기는 현대캐피탈에게로 넘어왔고 당황한 김세진 러시앤캐시 감독은 작전 타임을 불렀다. 그러나 기세를 잡은 현대캐피탈은 곧바로 상대 송희채의 스파이크를 또 다시 여오현이 디그로 잡아낸 뒤 아가메즈가 오픈 공격을 상대 코트에 내리 꽂으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도 여오현의 활약은 이어졌다. 17-15로 박빙의 리드를 이어가던 현대캐피탈은 상대 송명근의 스파이크를 여오현이 몸을 던져 잡아낸 뒤 윤봉우의 속공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현대캐피탈은 교체 멤버인 김재훈의 서브 에이스까지 터지면서 2세트도 25-19로 가져왔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3세트에서도 강력한 아가메즈의 백어택을 앞세워 25-19로 마무리 지었다.
여오현은 디그 9개를 포함해 리시브 성공률 81.81%의 안정된 수비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아가메즈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1득점(블로킹 4개, 서브 득점 2개)을 뽑아내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2연승에 도전했던 러시앤캐시는 상대의 탄탄한 수비 라인을 뚫지 못하며 패했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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